가짜인데 뉴스다. 애매한 우리말과 영어의 합성어다. 가짜뉴스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민 새소식(?)이다. 뉴스의 형식을 빌어 거짓을 퍼뜨리다 보니, 가짜와 뉴스가 충돌하듯 결합됐다. 일부 학자들은 사기성 뉴스, 기만성 뉴스, 허위날조 뉴스 등의 용어로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가짜뉴스는 정치와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정한 목적성을 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비판적’ 언론의 일부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면서 세계적으로 ‘익숙한’ 용어가 됐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가...
2023.09.12 12:59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언제나 그래왔듯 명절 때면 고마운 이들과 선물을 주고받는 미풍양속이 전해오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추석 선물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요즘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이른바 ‘가치소비’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올 추석 선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 대형 유통업체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국 20~60대 남녀 1500명 중 83.5%가 제품을 구입할 때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보다는 친환경, 저탄소, 동물복지 등을 고려한 ‘가치소비’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치소비’...
2023.09.11 15:12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일본이 항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린다. 인류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탄을 개발한 원자폭탄의 아버지(Father of the atomic bomb)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살아있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 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오펜하이머를 크게 치하한다. 그는 자신의 공을 칭찬하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한다. “대통령님, 지금 제 손에 피가 묻은 느낌입니다.”라고. 인간에게 불을 선물하고 그 벌로 평생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는 프로메테우스처럼 오펜하이머도 그 후...
2023.09.10 16:35한국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념논쟁이 치열하다. 느닷없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정율성 공원 조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순간에 전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는 능력은 탁월한 듯하다. 해방 직후 정국도 이같이 흉흉했을까. 홍범도 장군 논란은 국방부가 육사 교정에 조성된 흉상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그의 소련 공산당 가입후 활동한 전력을 문제삼고 있다. 국방부가 입장을 내놨지만 시원치가 않다. 레닌 공산당과 스탈린 공산당이 다르다는 걸 모르는 듯하다. 빨치산도 신빨치와 구빨치 역시 차이...
2023.09.07 09:41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은 매우 중요하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 하나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승패를 뒤집을 수 있다. 판정 시비를 줄이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스포츠 종목에 보조 장치가 도입된 것도 이 때문이다. 축구·야구·배구 경기에 사용되는 비디오 보조심판(VAR)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무대에선 유독 한국 선수를 상대로 한 편파 판정이 자주 나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를 제치고 앞서가다 실격 판정을 받았던 경기는 ...
2023.09.06 16:21“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마차로 갈 수 있도록 터널을 건설하자.” 1802년 프랑스 광산기술자 알베르 파비에르가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792년부터 전쟁을 치렀던 영국과 프랑스, 아미앵 조약으로 잠시의 평화가 찾아왔지만 국제 정세는 불안했고 전쟁 가능성도 높은 상황. 파비에르는 해저터널을 뚫어 영국을 침략하자며 나폴레옹을 설득했다. 터널 중간에 말을 교대시키기 위한 인공섬을 건설하고 굴뚝을 바다위로 뽑아 환기를 시킨다는 구체적 내용의 설계도도 만들었다. 당시 기술로는 실현...
2023.09.05 16:56X세대라고 불리는 연령대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겪은 것을 요즘 학생들에게 말해주면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물리적 폭력뿐만이 아니다. 노골적인 차별도 만연했다. 한 친구는 중학교때 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한다. 당시 그는 반에서 성적인 중하위권이었는데, 친구인 필자를 기다리기 위해 학교에 남아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때 필자는 담임교사의 지시로 담임 교과목의 타 학년 채점을 하고 있었다.(이것도 말이 안되긴 하다) 반의 몇몇 아이들이 남아서 하는 중이었는데, 다하고 나오니 친구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물어보니 타 반 ...
2023.09.04 16:32“가라 그리움이여, 황금빛 날개를 타고/ 가서 산기슭이나 언덕에 앉아보라/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흙냄새 나는/ 조국 땅, 산들바람 부는 곳에/ 요단강 둑에도 가보고/ 버려진 시온 탑에도 가보라/ 내 조국, 참 아름다우나 잃어버린!/ 추억이여, 참 아름다우나 비참한!” -오페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한 대목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다. 성경(聖經) 시편 137편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이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은 기원전 6세기이다. 통일 왕국 이스...
2023.09.03 18:54“여러분, 나는… 나는…, 감정이 복 받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선생님은 칠판에 크게 ‘프랑스 만세’라고 쓰고 아무 말 없이 수업이 끝났음을 손짓으로 알렸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어로 하는 마지막 수업의 순간을 그린 단편소설이다. 독일에 나라를 빼앗긴 프랑스 알자스의 아멜 선생. 모국어를 금지 당하는 설움을 겪었지만 그는 영혼이 깃든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안긴다. 아이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이라며 반성하고, 어떤 아이든 사랑으로 감싸는 모습도 교사로서 그의 천성이었다. 헬렌 켈러의 가...
2023.08.31 17:23‘엄석대’. 작가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폭압적이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권력자의 표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다. 소설 속 엄석대는 시골의 한 초등학교 5학년 2반의 반장이다. 또래들보다 덩치가 큰 엄석대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기미가 보이면 온갖 강압과 교활한 수법을 동원해 응징하며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한다. 담임선생이 반장의 전횡을 비호하자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완전히 제압돼 체제에 순응했고 어떤 아이들은 반장의 측근을 자처한다. 하지만 새로운 담임선생이 엄석대의 ‘권위’를 용납하지 않고 제지하자 숨죽이고 있던...
2023.08.30 16:11홍범도는 대표적인 평민 의병장이었다. 머슴, 광산노동자, 포수로 떠돌던 그는 1907년 일제가 무장봉기를 막으려고 총기를 압수하자 포수를 모아 의병을 일으켰다. 이후 홍범도 부대는 함경도 삼수·갑산에서 일본군을 잇달아 물리쳤다. ‘홍대장 가는 길에 일월이 명랑한데 왜적군대 가는 길엔 비가 내린다’ 함경도 사람들은 ‘날으는 홍범도가(歌)’까지 지어 불렀다. 1920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영남대 이동순 교수는 이런 홍범도를 두고 “의병전투에 아내와 두 아들 모두 바치고도/어금니로 눈물 깨물던 사람/부족한 군...
2023.08.29 17:37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에 최염이란 장군이 있었다. 최염은 여러 방면에서 아주 뛰어난데다 성격도 호탕한 사람으로, 그의 외모와 재능에 반한 무제가 특별히 총애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사촌동생인 최림은 외모와 체격이 체격이 빈약하고 학문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고 더딘 모습을 보이자 친척들로부터 멸시를 당했다. 하지만 최염 장군만이 최림의 재능을 꿰뚫어보고 “큰 종이나 솥은 쉽게 만들지 못한다. 큰 인재도 이와 마찬가지인데, 최림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사람이니 후일에는 반드시 큰 인물이 될 것이다”고 말하며 그를 아끼고...
2023.08.28 17:261901년, 미국 뉴욕은 여름이면 덥고 습했다. 어떤 날은 인쇄기를 가동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종이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컬러 인쇄에는 치명적이었다. 습도 문제를 해결하는게 급선무였다. 윌리스 캐리어는 1902년 제습기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제습기가 현대식 에어컨의 시초가 됐다. 에어컨의 발명은 인류사의 방향을 바꿨다. 열대기후 지역에 국가 다운 도시 발전을 가능케 했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전 총리는 생전에 20세기 최고 발명품을 에어컨이라고 극찬했다. 인류에게 에어컨 없는 삶은 상상하기 조차 무섭다. 역대급 ...
2023.08.27 14:11“한글을 영어와 함께 ‘세계공용어’로 채택해 달라.” 지난 2013년 여수 출신 신순범 전 국회의원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인류 문화의 발전과 행복 증진을 위해 한글을 세계 공용어로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내용이었다.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과 찰스 랭글 미국 연방하원의원에게도 같은 서신을 보냈다. 한글은 그 효용성이 뛰어나 세계공용어로 제정하면 문맹퇴치 등 인류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비록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신순범은 ‘잊혀졌던 정치인’에서 영원한 정치인으로 각인...
2023.08.24 16:37요즘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적 특색을 담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로코노미란 ‘Local(지역)’과 ‘Economy(경제)’의 합성어로, 지역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달 맥도날드의 새 메뉴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가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개 이상 팔리면서 대박을 쳤다. 맛과 향이 진한 진도산 대파를 주원료로 쓴 버거인데, 맥도날드는 한 달 동안 50톤에 달하는 진도 대파를 현지에서 수급했다고 한다. 다량의 대파 수매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은...
2023.08.23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