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동수>헌혈로 기부도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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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동수>헌혈로 기부도 할 수 있나요?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 입력 : 2024. 08.11(일) 18:43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장
헌혈은 기부다. 기부라 하면 주로 금전이나 물품을 나누는 것을 일컫는 데 헌혈 또한 혈액을 기부하는 행위다. 이처럼 헌혈은 기부이면서 봉사이기도 하다. 헌혈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헌혈은 1회당 4시간의 봉사 시간이 부여된다.

여기에 헌혈자가 헌혈 후 받는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선택하면 기념품 구매비용 상당의 금액이 적립돼 이듬해 장학금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 사용된다. 더불어 연말정산의 혜택도 있다.

이렇게 기부권 선택은 혈액 기부에 이어 금전 기부를 더하는 두 배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지난해 32만여명이 선택한 기부권으로 모인 성금은 13억6000여만원에 이른다. 대략 헌혈자 100명 중 11명 이상으로 전국 평균 11.6% 내외가 기부권을 선택했다. 광주·전남은 12.6%(2만3898건, 1억1040만원)가 참여하고 있다. (최고 서울·경기 11%~, 최저 제주 1.2%)

생각보다 선택이 적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헌혈자가 영화관람권과 같은 기념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고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한 면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의외로 고교생 헌혈자(전국 2만466명)도 꽤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혈기부권이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순수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헌혈 기부권으로 모여진 기부금은 우리 지역의 경우 올해 상반기 고교생 장학금으로 35명에게 100만원씩 총 3500만원이 전달됐다.

시·도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헌혈 기부권을 몰랐다. 앞으로 헌혈하면 무조건 기부권을 선택하겠다”라며 “이 장학금은 혈액원이 아니라 헌혈자가 주신 것이다”고 화답했다.

지난 2015년부터 광주시는 헌혈 등 장려 조례에 8월 13일을 ‘시민 헌혈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와 방학으로 혈액 수급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정해 공직자 헌혈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이달 13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31일간의 생명 사랑 나눔’이란 슬로건으로 시청, 5개 구청, 공공기관, 광주시민 등 1만명을 목표로 헌혈 버스와 헌혈의 집에서 헌혈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미 이달부터 추가기념품 증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오는 21일에는 헌혈자가 참여하는 제빵 봉사와 심폐소생술 교육이 진행되고 협찬으로 김경호 콘서트, 목포유람선 승선 할인권, 페리카나 통닭 할인권 등 다양한 선물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지역 혈액 수요는 지난달부터 의정 갈등 상황 이전과 비슷한 추세로 회복되고 있다. 캠페인 기간 절대 혈액이 부족하지 않도록 8·13 시민 헌혈의 날을 시작으로 5·18과 코로나 시기에 보여준 헌혈 행렬이 다시 이어지는 광주시민의 저력을 기대한다. 특히 방학 중인 학생 자녀와 동생들과 함께 청장년층들이 휴가 기간에 피서를 헌혈의 집에서 즐기길 간곡하게 호소드린다.

혈액 기부와 기부권 선택으로 ‘피’를 ‘서’로 나누는 아주 특별한 피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