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영화 거장 '요나스 메카스' 작품세계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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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실험영화 거장 '요나스 메카스' 작품세계 조망
광주시립미술관, 탄생 100주년 기념||‘나의 친애하는 친구들에게’ 특별전||내년 2월까지 본관 제1~2전시실서||특별코너 백남준 ‘시스틴 채플’ 전시
  • 입력 : 2022. 11.30(수) 16:29
  • 최권범 기자
요나스 메카스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1967-2004

요나스 메카스

미국 실험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 1922~2019)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요나스 메카스+백남준: 나의 친애하는 친구들에게(To All My Dear Friends)'展을 지난 29일부터 2023년 2월28일까지 미술관 본관 제1, 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요나스 메카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 런던, 뉴욕, 베를린, 타이페이, 로마, 베니스, 도쿄, 홍콩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그의 작품과 문화적 유산을 기리는 'Jonas Mekas 100!'의 일환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영화 상영회,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리투아니아 문화원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는데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요나스 메카스 회고전' 이후 요나스 메카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한국에서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 기념전'으로 개최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 미국인 요나스 메카스는 시인이자 영화 비평가, 실험영화 감독이다. 그는 미국 최초의 영화 평론지 '필름 컬처'(1954)를 창립하고, 최대 규모의 뉴욕 대안신문인 '빌리지 보이스'에 17년간 영화 칼럼을 기고해온 영화 평론가이기도 했다. 현재 그가 만든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아방가르드 영화의 아카이브 공간이자 필름 상영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요나스 메카스는 1960년대 전쟁 이후 혼란했던 시대 속에서도 일상 속 친구, 우정, 외로움들을 소재로 한 짧은 영상들의 조각들은 '영화 일기(필름 다이어리)'라는 그 만의 새로운 방식의 영화 기법을 창안해 냈다. 이는 그의 주요 작품 세계가 됐고 현재 실험영화사에서 일기체 영화의 창시자로 불린다. 이것은 실험 영화사에 큰 획을 그으며 아방가르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독자적인 '영화 일기(필름 다이어리)' 속 동료 예술가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그의 애정 어린 시선에 주목한다. 특히 함께 뉴욕에서 거주하며 같은 이민자 예술가로서 서로를 가까이 또는 멀리서 격려하고 응원한 백남준과 요나스 메카스의 우정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요나스 메카스가 처음으로 만든 영화일기(필름 다이어리) 형식의 영화 '월든 Walden', '여행 서사시 Travel Songs'를 비롯, 백남준과 요나스 메카스가 함께 출연하고 촬영한 '파괴 사중주'와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등이 상영된다. 또한 활동했던 여러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활동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앤디 워홀, 조지 마키우나스, 요코 오노 등을 촬영한 여러 개의 짧은 영상 및 사진으로 '플럭서스 친구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특별코너로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시스틴 채플 Sistine Chapel'이 전시된다. 이 작품은 요나스 메카스와 함께 동시대에 활동했던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이미지가 투사되는 영상으로 이뤄진 4채널 비디오 설치영상이다. 백남준은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인 시스틴 예배당의 천장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40여개의 프로젝터로 투사되어 서로 다른 크기의 중첩된 이미지와 이들이 만들어 낸 영상 패턴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비치면서 빛과 소리의 매혹적 환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요나스 메카스, 백남준의 인터뷰 영상, 이 둘의 우정과 교류의 흔적들을 비롯해 요나스 메카스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도서, 포스터, 시 등 아카이브 자료 100여점도 소개돼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부대행사로 12월 중순, 핍 초도로프(Pip Chodorov) 동국대 교수 영화영상학과 교수와 '요나스 메카스 필름' 토크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요나스 메카스 '월든 Walden : 일기, 노트, 스케치' 1968-69

백남준 '시스틴 채플' 1993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