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현장 상수도관 파열, "물이 솟구쳐 가게가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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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지하철 공사현장 상수도관 파열, "물이 솟구쳐 가게가 침수"
2호선 2공구서 물 9000톤 분출
도로통제·상가침수 등 시민 불편
인근 상가 18곳 피해입어 '분통'
"단수 조치 완료 수일 내로 복구"
  • 입력 : 2025. 07.31(목) 15:08
  •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
31일 오전 6시10분께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장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다. 사진은 파열된 상수도관에서 물이 분출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물이 ‘파악’ 솟구치더니 상가 옥상을 넘어 아파트 단지까지 넘어 왔어요. 가게가 침수되고 내부까지 엉망이 돼 분통이 터집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지하철 2호선 공사현장에서 상수도관 이음새가 파손되면서 인근 상가 상인들이 침수 피해를 겪고 도로도 통제돼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상수도관 누수로 9000톤 가량의 물이 분출돼 당국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31일 찾은 상수도관 파열 현장.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은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차로가 통제돼 시내버스도 우회하는 등 혼잡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궁금한지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며 웅성거렸고 현장에 나온 경찰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박종인(67)씨는 “새벽에 큰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물이 상가 보다 높이 솟구쳐 난리도 아니었다”며 “마트 안으로 물이 들어왔고 토사물이 난잡하게 널부러졌다. 지하철 공사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불편한 게 많다”고 말했다.

이번 상수도관 파손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공사장 바로 앞 상인들이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쏟아져 셔터문 사이로 흘러 들어와 가게 내부가 엉망이 됐다.

떡집 사장 문모(58)씨는 “처음에 물이 흐르더니 갑자기 폭포수처럼 가게를 덮쳤다. 셔터를 내리고 잠잠해져 다시 열었더니 또 쏟아져 가게가 침수됐다”며 “냉장고도 고장나고 재료들도 물에 젖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선(64)씨도 “문을 굳게 닫아놔서 피해가 덜했지만 밖에 내놓은 판매용 의류들이 다 젖어버렸다”며 “땅도 꺼져버려서 지금 불안해가지고 살이 떨린다”고 걱정했다.

광주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누수는 오전 6시10분께 서구 금호동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장에 있는 상수도관에서 발생했다. 터파기 작업 중 지반이 무너지며 매설된 상수도관이 이탈돼 9000톤 가량의 수돗물이 분출된 것이다.

당국은 54분만인 오전 7시4분께 밸브를 차단하고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광주시는 다른 관로를 통해 수돗물을 우회 공급함으로써 단수로 인한 주민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인근 점포 18곳이 피해를 입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중 상수도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서구 치평동 공사장에서 관로 이음부가 어긋나며 약 300톤의 물이 쏟아졌고, 지난해 10월에는 북구 풍향동에서 공사 진동으로 상수도관이 이탈돼 800톤 이상이 누수된 바 있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도시철도건설본부와 함께 세부 복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신속하게 복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