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칼럼>거대한 디지털 자산의 파고 외면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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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칼럼>거대한 디지털 자산의 파고 외면해선 안돼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5. 05.29(목) 09:18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2020년대 들어 세계 화폐 유통 질서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다. 특히 USDT(테더)와 USDC(써클) 등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전통 금융 시스템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시간의 빠른 송금, 낮은 수수료, 손쉬운 글로벌 접근성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반면 한국 등 다수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 암호화폐들이 급격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안정성에 약점을 갖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세계 기준통화인 달러 등에 1대1로 연동되어 있어 안정성을 보완했다. 크고 작은 국제 무역 시장의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USDT 하나만 해도 하루 거래량이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미 많은 국가들도 비공식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통화 주권 침해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간 디지털화폐가 대중화될 경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CBDC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다. 문제는 CBDC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실용성과 혁신을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CBDC는 고객의 신원이 노출될 수밖에 없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약점을 갖고 있다. 거래 속도나 수수료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각국의 중앙은행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고 CBDC를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과 공존을 모색하는 혼합형을 택할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CBDC를 포기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적절히 규제하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 선택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은 마지막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고, 유럽은 미카(MICA) 규제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은 CBDC 발행을 적극 추진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CBDC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 후 보다 명확한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포괄적으로는 비트코인으로부터 출발 된 암호화폐는 이제는 일시적인 현상을 벗어나서 중앙화폐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금융 시스템의 대변혁을 이끌어 내는 화폐 혁명의 주역이 돼버렸다. 거대한 디지털 자산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투자자들도 이 파도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