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자비를”…광주 밤거리 수놓은 ‘빛고을 관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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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음에 자비를”…광주 밤거리 수놓은 ‘빛고을 관등회’
석가탄신일 맞아 민주광장 일대서
지역 사찰 승려 등 1500여명 참석
"자비와 화합의 빛, 사회로 퍼지길"
  • 입력 : 2025. 04.20(일) 18:21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지난 19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기념 ‘2025년 빛고을관등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소운 광주불교연합회장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윤준명 기자
광주시민과 불자 등이 지난 19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기념 ‘2025년 빛고을관등회’에서 연등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소운 광주불교연합회장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윤준명 기자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열흘여 앞둔 지난 19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일원에서는 봄비 속 ‘빛고을 관등회’가 열렸다. 시민과 불자들은 도심을 수놓은 연등의 물결을 바라보며 가족과 이웃의 안녕, 세상의 평화를 기원했다.

광주불교연합회가 주관하고 광주시와 (사)빛고을나눔나무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세상에 평안을, 마음에 자비를’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소운 광주불교연합회장, 백양사·화엄사·송광사·대흥사 등 광주·전남 주요 사찰 승려, 정광중·고등학교 학생, 시민 등 1500여 명이 함께했다.

관등회는 각 사찰과 어린이집 율동단의 흥겨운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참가자들은 전통 불교 음악은 물론 최신 유행가에 맞춘 율동까지 함께 즐겼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힙’한 분위기 속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관등법회와 연등행진, 대동한마당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관등법회에서는 범종 5타를 시작으로 육법공양, 삼귀의례, 찬불가, 반야심경 봉독, 인사말, 채화의식과 점등선언이 엄숙하게 봉행됐다. 행사 내내 쏟아지는 장대비에도 시민들은 우비로 몸을 감싸고 자리를 굳게 지켰다.

연등행진은 5·18민주광장을 출발해 금남공원과 광주천변, 웨딩의 거리를 지나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2㎞ 구간에서 펼쳐졌다. 다채로운 연등을 손에 든 참가자들은 시민들에게 자비와 평등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광주의 밤거리를 환히 밝혔다.

소운 광주불교연합회장은 “빛고을 관등회는 부처님의 오심을 찬탄하고, 자비와 지혜의 등불을 세상에 밝히기 위한 축제”라며 “광주가 자비와 화합의 도시로 거듭나고, 그 빛이 각자의 삶과 우리 사회로 퍼져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은 “예년에 비해 일찍 밝혀진 자비의 등불 덕분에 새 봄의 밤하늘이 희망으로 가득하다”며 “이 봉축탑을 통해, 시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이 온누리에 가득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빛고을 관등회는 1300여년의 전통을 지닌 광주의 대표 불교문화축제로, 지난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