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에는 “존경하는 화물차 차주님, 아파트 입구 쪽은 우리 아파트의 얼굴이며, 우리가 사는 집입니다. 차를 주차할 때 뒤편 주차장에 주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차량 소유자 회사나 공장, 물류창고에 주차해 놓고 오시면 더욱더 감사하겠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너무나 깔끔한 주차에도 해당 손편지가 붙어 있는 걸 본 아파트 주민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된 해당 아파트는 30년 가까이 된 구축으로 29~32평대의 소규모 단지다. 문제가 된 화물차 외에도 약 3대 정도에 똑같은 손 편지가 붙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편지 부착은 이날 하루에만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탑차 차주는 지난 4일부터 2차례 차량 앞 유리창에 손 편지가 부착돼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시글이 관심을 모으자 글 작성자는 차량이 주차된 사진과 아파트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알렸고, 이 글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아파트 이미지를 망친다’, ‘아파트에 얼굴이 어딨나’,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는 많은 입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공간이다. 가뜩이나 층간 소음, 흡연 문제 등으로 이웃 간 갈등이 빈번한 게 아파트다. 아파트 이미지를 위해 유독 화물차를 뒤편 주차장으로 이동하라는 요구는 다수의 아파트 주민 정서와 크게 반하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아파트 내 고질적인 주차 부족 상황에서 대형 차량이 큰 공간을 차지하는 것도 불만일 수 있다. 그렇다고 주차장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불편을 조금씩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개인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다. ‘배려와 양보’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아파트 거주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