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에서 찾은 자유를 향한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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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파꽃에서 찾은 자유를 향한 빛의 향연
●최향 개인전 '파꽃 -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14~23일 광주 동구 이화갤러리
지난 5년간 작업한 20여점 전시
"반세기 미술인생 되짚는 자리"
  • 입력 : 2025. 04.02(수) 18:07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최향 연작 ‘파꽃 -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이화갤러리 제공
반세기 간 미술 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 최향. 지난 1999년부터 파꽃에 매료된 그는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와 색감으로 이를 구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향 작가의 33번째 개인전 ‘파꽃 -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가 오는 14~23일 광주 동구 이화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2020년 향담갤러리에서 선보였던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광주에서 열리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지난 2021년부터 작업한 파꽃 연작 2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어두운 밤, 하얀 파꽃이 가득 피어 있는 풍경은 최 작가에게 거부할 수 없는 영감을 선사했다. 하얀 꽃잎과 더없이 조화롭게 이뤄진 대지가 피워내는 빛의 향연은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이 강렬했다. 우울할 때나, 슬플 때 어둠을 밝히는 파꽃의 상서로운 환희는 작가가 수십년간 몰두할 시각적 인상을 남겼다.

파꽃은 이렇게 작가의 삶에 있어 원동력이 됐고 이번 전시 현장을 가득 메울 작품들도 붓으로 펼쳐낸 그의 파꽃여행 일부인 셈이다.

작품 곳곳에는 내밀한 정신적 사유가 깔려 있다. 파꽃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읽었거나 자유를 찾아내고자 하는데, 이는 파꽃에서 받은 직접적 영감임과 동시에 ‘자유’가 주는 의미의 다양성을 포용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미적 감각도 뛰어나다. 파스텔 톤으로 표현된 파꽃 연작은 조형적인 측면으로도, 회화적으로도 그 정교함이 서려 있다.

전시 주제인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는 작가가 파꽃을 통해 깨달은 삶의 본질과 자유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에서 절정(絶頂)을 상징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다다른 후 스스로 쇠락의 길을 떠나지만, 곧 열매로 환생하게 된다. 반면 ‘파’의 꽃은 온갖 역경을 거쳐 성장한 후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면 생명을 다하게 된다. 결국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씨앗을 남겨 생을 잇게 하는 고귀한 희생인 셈이다. 파꽃의 꽃말이 ‘인내’인 것 또한 희생을 뜻한다.

최향 연작 ‘파꽃 -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이화갤러리 제공
작가는 이러한 파꽃을 매개로 개인의 내면적 성찰과 예술적 자유를 작품에 투영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그간 32번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 작가가 파꽃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취리히 아트페어부터였으며, 2008년 진화랑 초대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파꽃은 ‘인내’를 상징하는 꽃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자유로움’을 찾으려는 깊은 사유를 드러냈다.

작품에서 최 작가는 나이프를 사용해 물감을 찍어내는 독창적인 기법을 활용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구현된 그의 작업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서, 예술적 행위로서의 깊은 내면적 자유와 고귀함을 향한 갈망을 나타낸다.

최 작가는 “올해는 대학 졸업 50년이 된 해이자 나이 여든을 향해 가는 시기다. 현재까지 펼쳐온 미술세계와 인생에 대해 여러 고민과 감정을 느끼는 시점”이라며 “시국이 혼란스럽지만, 이번 전시 작업을 하며 긍정적 기운을 받게 됐다. 특히 앞서 열린 서울 전시에서 많은 분들이 작품의 독창성에 관해 좋은 반응과 격려를 보내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파꽃 -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는 앞서 지난달 5~11일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된 바 있다. 동명의 전시가 이번 광주에서 순회전 형식으로 선보이며 구성된 작품은 일부 판매된 작품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없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