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서 진행된 롤드컵 4강전 전경. 라이엇게임즈 제공 |
롤 게임 운영사 라이엇게임즈는 9일 ‘국제e스포츠대회 3개년 로드맵’을 발표, 2027년 롤드컵을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최도시는 추후 입찰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5년 퍼스트 스탠드 △2026년 미드시즌인비테셔널(MSI) 등 기타 국제대회의 한국 일정도 전했다.
롤드컵은 시청자 수 기준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23년 서울 고척돔서 열린 한국팀 T1과 중국팀 웨이보게이밍의 ‘2023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중국 제외 전세계 640만명(누적 1억명)이 동시 시청했다. 그간 한국에서는 2014년·2018년·2023년 등 세 번 개최됐다.
개최 도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시 아시아e스포츠산업센터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롤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SNS에서는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파트너 도시’에 대한 검색률이 평소보다 54%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롤 MSI 부산’에서는 광안대교·마린시티 등 랜드마크를 담은 ‘MSI 티저 영상’이 도합 300만회에 가까운 재생 횟수를 보이며 지역 홍보를 톡톡히 했다.
또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찾은 관광객들로 홍보·숙박·쇼핑 등 직·간접 경제효과도 크다. 지난 2018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롤드컵 4강전’에서는 경기장 2만석이 모두 조기매진 됐고, 광주시는 종합적으로 약 400억원에 이르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2023년 광주금남CGV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 생중계 응원 현장’에는 한국팀 T1의 우승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정성현 기자 |
지난 2018년 광주여대 롤드컵 현장에 있었다는 시민 문모(31)씨는 “짜릿했던 그날의 순간이 생생하다. 다시 한번 그때의 감정을 느끼고 싶었는데 지난 대회(2023년)에서 불발돼 아쉬웠다”며 “특히 우승권 팀에는 광주·전남 출신 선수들이 많다. e스포츠경기장 등 인프라가 좋은 도시인 만큼 광주가 롤드컵 유치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2022년 ‘2023롤드컵 경기 유치’를 적극 추진했지만 교통·관객 수용력 등 복합적인 이유로 아쉽게 최종 탈락, 부산에 8강·4강전을 모두 헌납했다.
지난해 롤드컵 경기를 영화관에서 관람한 이상균(26)씨는 “대형 스크린 밑에서 응원을 해보니 현장감이 너무 좋았다. 직접 관람하는 것은 얼마나 짜릿할 지 궁금하다”며 “광주 북구민 T1 오너 문현준 선수의 오랜 팬이다. 아직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광주에서 경기가 열려 오너 선수를 꼭 고향서 보고싶다”고 소망했다.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학과장은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등 전세계 누구나 좋아하는 문화가 됐다. 그중 롤드컵은 단연 최고의 메이저 대회”라며 “광주에서 (롤드컵이) 열리게 된다면 ‘광주e스포츠’를 세계적으로 알릴 뿐만 아니라, 무등산·광주공원·비엔날레 등 아시아 문화·관광도시로서의 홍보 또한 가능하다. 저투자 고효율의 표본인 만큼 유치에 적극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e스포츠를 ‘꿀잼도시 대표 상품’으로 천명한 만큼, 돌아오는 롤드컵은 필사적으로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시 문화산업과 관계자는 “대규모 e스포츠대회 유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LCK 리그경기 유치 등 여러 차례 노력했지만 아쉽게 무산된 경우도 많다”며 “지역민들을 위해 e스포츠를 꼭 꿀잼상품으로 도약시키겠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지난 공모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메워 (개최도시로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개최도시를 결정짓는 리더십 팀을 꾸리고 올해부터 도시 후보 선정을 위한 공모·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 개최지는 입찰 지자체·스폰서 등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2027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