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던져진 나. |
아니 어쩌면 진즉부터 나는 황량한 이곳에
서 있었는지도 모른다.
살을 에는 추위가 늪처럼 깔린
이 광야에 내가 의지할 곳은 어디인가.
수많은 시간이 스쳐 지나갔음에도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이곳에서
무엇을 찾고 누구를 목놓아 불러야 할까.
호랑이가 성년이 되면 숲속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듯,
나 또한 처음부터 혼자였기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스럽고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바람 잘 날 없이 세상이 요동친다.
참으로 못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인간 세상이다.
역사란 자신과 타인과의 투쟁이라 말하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하지만 눈 내리는 광야가 말한다.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뜨끈한 차 한 잔 기대할 수 있답니다.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죠.
이제 당신이 있어 더욱 든든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