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권범 부장 |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면서 했던 마지막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우 의장의 발언은 계엄·내란 사태로 인한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특수가 사라져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이번 계엄·내란 사태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경기전망 긴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에 응한 소상공인 1630명 중 88.4%가 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중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은 36%에 달했다. 특히 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매출이 1000만원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소상공인도 11.5%나 됐다. 매출액이 감소한 만큼 손님도 크게 줄어들었는데 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89.2%는 사업장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은 연말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61.9%는 경기전망을 ‘매우 부정적’, 28.2%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고물가 속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뒤숭숭한 탄핵 정국까지 더해지면서 1년 중 가장 기대감에 부풀 연말연시가 특수는커녕, 존폐 기로의 시기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정치권과 정부를 비롯 각 자치단체는 탄핵안 가결 이후 연일 한 목소리로 연말 행사와 모임을 진행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에야 겨우 예전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때를 놓치면 소상공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탄핵안 가결로 정국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 지금 당장 가족, 지인, 친구들과 송년모임 일정을 잡아 위축된 연말 분위기를 되살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