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절대 용납 안 될 노동자 최저기준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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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절대 용납 안 될 노동자 최저기준 위반
법 무시한 고의 위반 엄벌해야
  • 입력 : 2024. 11.18(월) 17:22
광주고용노동청이 진행한 고의·상습 체불 특별·기획감독 결과 감독 대상인 지역 중소금융기관과 건설업체 전부가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는 게 노동청의 설명이지만 많은 기업이 노동자를 부당하게 대우하고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18일 광주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벌인 고의·상습적 체불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결과 지역 내 대상 사업장 51곳 모든 곳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사업장에서는 총 259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고, 임금 체불 규모도 1164명에 31억 2000여만 원에 달했다고 한다. 실제 한 기업은 용역대금을 지급 받고도 퇴직금 등을 의도적으로 지급하지 않는 등 1억 3300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일근로수당을 당직 명목으로 적게 지급한 사례도 적발했다. 그야말로 노동 관계법의 사각지대다.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사관계의 질서를 규율하는 노동관계법은 노동자의 원초적 권리다. 노동자가 사용자와 입장이 대등한 관계라는 것도 헌법과 노동법의 원칙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갑’이고 노동자가 ‘을’로 전락한 현실에서 노동자가 제대로 된 권리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노·사관계 또한 수직적 상·하관계로 정립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헐값 소모품처럼 노동자를 대하고 노동자의 원초적 권리도 무시돼 왔다. 이번 고의·상습체불이 법을 무시한 사용자의 비정상적인 위치가 가져온 예고된 결과인 셈이다.

노동관계법은 노동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기준이라는 점에서 법 위반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노동청은 특별·기획감독을 대폭 확대해 법을 위반한 사업주를 엄벌해야 한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전체 사업체에 대한 현장 감독도 엄격하고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법을 무시하고 일상적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행태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독버섯을 키워내는 방임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