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기념촬영을 마시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
이 대표는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보수 진영 책사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을 가진 뒤, 한동훈 대표에게 대표 회담을 다시 요청했다.
이 대표는 “어떤 감정을 갖고 있든 지금 나라 상황이 너무 어렵다. 특히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고 이렇게 서로 적대적으로 가는 상황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자주 만나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고, 상황이 나쁘고 서로 껄끄러울수록 만나서 문제들을 다 드러내 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헌정 위기를 조장하는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 대표님, 어렵겠지만 자주 보면 좋겠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한 대표에게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말씀드린다”며 “제가 전에 행사장에서도 ‘저번주 안으로 만나서 이야기하자. 가능하면 그렇게 하자’고 말했는데 비서실장들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는데 소식이 없다. 지금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렵다. 정치적 현안들도 쌓여있지 않나”라고 재차 압박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표 회담에서 여권 내부 갈등 요소인 김건희 특검법을 회담 의제로 다루는 것 만으로도 여권 내 분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한 대표와 특검법 협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고립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민주당은 빠른 시일내 회담을 갖자는 입장이지만, 한 대표 측이 선뜻 일정을 잡지 않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특별감찰관 도입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정한 뒤, 여야 대표 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대표 회담 의제로 ‘김건희 특검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 없이 회담장에 나갈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향후 의원총회를 거쳐 특별감찰관 도입 여부를 결정한 뒤에야 여야 대표 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양당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당초 예상됐던 양당 대표 회담은 빨라야 11월 중순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여야 대표 회담이 열리면 ‘김건희 특검법’을 주요 의제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 대표는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의정 갈등 문제를 논의할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주요 의제로 생각하는 현안이 서로 다른 만큼, 2차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