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언어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1918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썼다.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한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이 사용하는 명제는 여러가지 사실을 연결한 ‘복합 사실’로, 명제는 세계의 사실을 나타낼 수는 있으나 그 사실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사실 전체를 완벽하게 나타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언어가 가진 한계를 짚었다.
동시에 그는 “그러나 인간은 ‘사실’ 등 검증 가능한 것이 아닌 모호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언어를 통해 이를 표현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짚으며 이것이 언어적 부분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사실과 논리, 자연과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것 만이 인간이 직면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의 해묵은 현안인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을 둘러싼 문제도 마찬가지다.
광주 군·민간공항 문제에 대해 강 시장은 연일 ‘플랜 B’, ‘군공항 통폐합’ 등의 발언을 지속했으며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는 ‘함흥차사’, 김산 무안군수에게는 ‘양심 불량’ 등의 말을 서슴치 않으며 감정의 골을 깊어지게 만들었다.
관련 발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강 시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함흥차사, 양심불량’ 등의 발언으로 전남도의 노력이 폄훼되고, 무안군민의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은 매우 미안한 일”이라며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김영록 전남도지사 또한 “강 시장의 사과가 무안군민의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광주시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전남도 또한 광주시와 함께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관련 문제에 대해 협의할 가능성이 있음을 표명했다.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지역 단체장의 말은 지역민들을 대표하는 발언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필요한 상황에 정확히 필요한 말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말 한마디를 내뱉기보다는 침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