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충장상권르네상스 라온페스타’는 그야말로 ‘안전불감증’의 전형이었다. 당장 행사가 충장로 우체국 앞에 집중되면서 좁은 골목에 ‘군중 유체화’가 생겼지만, 이를 통제하는 안전요원은 6명 밖에 없었다. 이번 행사가 당장 ‘압사 참사’가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무대가 바닥에 낮게 설치되면서 가까이서 보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온 것도 혼란을 부추겼다.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조차 않았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비극이었다. 비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 어느 순간 참사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주최 측은 혼잡을 안내하거나 통로를 지정하지 않아 자칫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멈추는 사람과 지나가려는 사람들이 충돌하기를 반복하다 끝내 인파의 흐름이 멈추는 ‘군중 유체화’ 현상도 발생했다. 행사를 주최한 광주시와 동구, 광주도시공사 모두 2년 전 이태원 참사의 비극을 잊었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생명경시 풍조와 안전불감증은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독버섯이다. 10월은 축제의 계절로 그만큼 각처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관계기관은 허술한 ‘충장상권르네상스 라온페스타’를 본보기 삼아 안전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인파가 몰리는 축제와 행사에도 철저한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2년 전, 이태원 참사의 비극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