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호 광주 광산소방서장

승용차는 매일 출퇴근과 여행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가발전지표의 ‘교통수단별 수송 분담률’에 따르면 승용차의 수송분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기준 69%의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큰 비율로 우리의 일상에 함께 하고 있는 차량의 편의성과 더불어 차량에 의한 화재와 인명피해라는 어두운 점이 공존하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차량 화재는 주로 운행 중에 발생하며 연료와 윤활제, 부품 등의 위험요소로 인해 크게 확대돼 재산피해는 물론이고 소중한 인명에 피해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속도로나 외진 도로의 경우 소방서와의 거리가 멀어 도움을 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초기 화재 진압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러한 차량화재 위험에 대비하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돼 3년의 유예기간이 경과한 2024년 12월1일부터 시행된다. 5인 이상의 승용자동차와 승합자동차, 화물·특수자동차에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자동차관리법’에 의한 자동차 검사 시 차량용 소화기의 설치 또는 비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차량용 소화기는 마트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분말소화기의 성능시험뿐만 아니라 자동차 주행 환 경을 고려한 진동시험과 고온시험으로 부품이 파손, 변형 등 손상이 없는 것까지 검증된 소화기를 의미하며 소화기 용기 표면에 ‘자동차 겸용’표시가 돼 있다. ‘자동차 겸용’표시가 없는 일반 분말소화기와 에어로졸식 소화용구는 적합한 차량용 소화기가 아니므로 구매 시 유의해야 한다.

운행 중 차량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연기나 냄새가 난다면 차량을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켜 주차하고 시동을 끈 후 소화기로 초기 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손을 가까이 댈 수 없을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면 신속하게 대피 후 119에 신고해야 한다.

소화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큰 역할을 한다. 흔히 화재 초기에 사용되는 소화기 1대는 화재가 확대되었을 때 투입되는 소방차 1대의 역할에 버금간다고 한다.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길 바란다.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는 것은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사랑의 표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