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번 면담에서 의제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은 김 여사 관련 내용과 의정갈등 해법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 대표는 김 여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한남동 라인’을 정리하는 등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각종 의혹에 대한 설명과 규명 절차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대책 마련과 수평적 당·정 관계와 당·정 소통 정례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야당의 말처럼 칼바람보다 더 싸늘하다. 당장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 턱걸이하며 ‘국정농단’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떨어졌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0일 반환점을 돈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김 여사 관련 의혹만 서른 건이 넘는다고 한다. ‘인사, 인허가, 이권, 당무 개입, 국정 개입까지 셀 수 없는 의혹 가운데 여지없이 여사님의 흔적이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대통령 부부와 정치인들을 겁박하는 명태균 씨의 행보도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행태다.
국민의 신뢰 없이 제대로 된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만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각종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민생에 대한 해결책도 내놔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침몰하는 난파선이고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겸허히 듣고 반성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대통령과 여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