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광주·전남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자살시도자 사후관리를 위한 ‘자살사례관리자’가 대부분 계약직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살 재시도 방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에도 열악한 처우 탓에 부실한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광주 244명, 전남 311명으로 조사됐다. 광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망자는 △2020년 326명에서 4년새 △2023년 514명으로 200명가량 늘었다. 자살을 시도해 안타깝게 목숨을 끊은 사망자도 있지만 목숙을 건진 이들도 많다. 자살시도자들의 재시도 방지를 위해 전국에 자살 사후관리 사업 수행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살 사후관리 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진행하고 있으며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가 응급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사례관리팀으로 구성돼 자살시도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상담과 신체·정신적 치료를 통해 자살 재시도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전국에 87개소, 광주와 전남은 각각 2개소(△광주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 △전남 목포중앙병원·성가롤로병원)가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시설도 부족하지만 자살시도자를 관리하기 위한 자살사례 관리자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한 상태다 . 위기대응센터의 자살사례 관리자는 응급처치가 끝난 자살시도자를 정신건강복지센터 또는 자살예방센터에 연계하기 전 최초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중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례관리자의 평균 재직기간은 22.5개월에 그쳐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일관성 있는 업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사례관리자의 고용 불안정이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전문성을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년 자살자가 증가하고 있다. 삶을 포기하고 절망의 끝에 선 자살 위험군을 보듬고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일하다. 자살 사례관리자의 업무강도를 낮추기 위한 인력확충과 전문성을 키우는 것 만큼 효과적인 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