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글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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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글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쓴다”
2017년 전남대 인터뷰 재조명
  • 입력 : 2024. 10.17(목) 17:23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한강 작가가 2017년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 홀에서 열린 한 책 톡 콘서트에 초청받아 작가로서의 삶과 자신의 작품 등에 대해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남대 제공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7년 전 전남대학교가 주관한 ‘작가와의 대화’에 출연해 발언했던 내용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17일 전남대에 따르면 한강 작가는 지난 2017년 전남대가 주관한 올해의 한 책에 자신의 소설 ‘흰’이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6월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 홀에서 열린 한 책 톡 콘서트에서 작가로서의 삶과 자신의 작품 등에 대해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한 작가는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빛을 향해 어떻게 해서든 다가가려고 애쓰는 몸부림이며, 그것의 결과물이 내가 쓴 글”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그렇게 힘들게 글을 쓰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쓰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쓴다”며, “내 소설을 어둡고, 힘든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부족한 사람이 싸우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작가는 특히 “남극에서는 냉장고 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힘들더라도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 쓰지 않고 느끼는 고통보다 덜 힘들다.”면서 “그것이 작가로서의 내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다”고 덧붙였다.

소설 ‘흰’에 대해서는 “1장(나)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에 관한 이야기로 100% 실제이며, 2장(그녀)과 3장(모든 흰)은 죽은 언니에게 빌려준 내 삶과 다시 나로 돌아와 내가 그녀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청중과 소설의 주요 부분을 번갈아 낭독한 뒤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담하게 밝히고, 책을 낭독한 청중의 의견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