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육아휴직 확대, 대·중소기업 격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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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육아휴직 확대, 대·중소기업 격차 줄여야
기업의 역할 인식변화 필요해
  • 입력 : 2024. 09.29(일) 16:47
아이 1명당 부모가 각각 1년씩 쓸 수 있던 육아휴직 기간이 내년부터 각각 1년 6개월씩 총 3년으로 늘어난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은 현실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인구절벽’을 타개하려는 민·관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서는 그 기간의 2배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 촉진을 위해 대상이 되는 자녀 연령도 대폭 높였다. 현재 10일인 배우자 출산 휴가도 20일로 늘리면서 최대 3회까지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 의무화 등 아쉬운 점도 있지만 큰 진전이다.

육아휴직은 심각한 저출생 문제 해결의 주요 해법 중 하나다. 하지만 직장인 70%가 ‘육아휴직이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현실에서 실효성은 의문이다. 당장 고용부의 ‘2023년 육아휴직자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근로자는 12만 6008명으로 전년보다 3.9% 감소했다. 엄마의 육아휴직이 압도적으로 높고 최근 5년 간 남성 사용률이 10%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육아휴직과 관련된 정부와 기업의 간극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자영업자간 격차도 존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기업의 역할과 기업의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당연하다. 이번 법 개정과 함께 정부는 육아휴직 제도를 모든 기업과 자영업자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밀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육아휴직을 보장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처벌과 남녀·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를 줄이려는 지도·감독도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양육·돌봄지원 없이는 ‘인구절벽’을 넘기는 요원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