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병주>제2, 제3의 ‘임재연 주무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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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권병주>제2, 제3의 ‘임재연 주무관’을 기대한다
권병주 전 장흥군선관위 사무국장
  • 입력 : 2024. 09.26(목) 17:13
권병주 전 장흥군선관위 사무국장
임재연과 변학도(가명), 둘 다 장흥군청 소속 직원들이다. 이들은 내가 자치단체를 통해 해결할 일이 있어 자주 접촉하게 되었다. 둘 다 장흥의 찬란한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공무원들이다. 하지만 내게 각인된 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모범공무원과 불량공무원으로 나눠진다. 이 두 직원의 차이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 4조 1항’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는 담당 민원을 신속·공정·친절·적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규정의 준수 유무이다.

임재연 주무관은 안양면 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노부모와 장애인 형님의 복지·안전 업무로 만났다. 관공서 특유의 느낌적인 느낌이 멋쩍고 기관의 도움 받는 것이 어색한 필자의 마음을 친절한 안내로 풀어주었다. 그는 주민복지담당자로서 주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능동적인 현장답사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장애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3년여가 흘렀지만 언제나 한결같다.

변학도 주무관도 장흥군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다. 앞선 임 주무관처럼 장흥군의 절차를 거쳐야 해결할 수 있는 민원이 생겨 담당자로서 만난 공무원이다. 요청 사항은 상대방이 있는 등의 복잡한 민원이 아니므로 신속한 처리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왠 걸, 서너 달이 지나도 답은 없었다. 진행 과정이라도 알려주는 센스도 없었다. 참다 못해 통화를 하게 되면 죄송하고 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최종 상급자인 장흥군수까지 성토의 대상이 되었다. 인사 발령으로 부서 이동을 하면서도 후임자와 기본적인 업무인수인계조차 없었다. 공무원으로서 기본적인 마인드를 의심케 했다. 더 이상 미주알 고주알 말하기 싫어 이 정도만 할까 한다. 아무튼 언성을 높이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2년이 훨씬 지나서야 최종적인 해결 단계를 밟고 있다.

최근 들어 관공서 및 공공기관 종사 직원에 대한 민원인의 폭언·폭행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언론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공무원 등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민원인과의 갈등이 심해 이러한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악성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이 위험 수준에 달한 것이다. 민원인 등의 폭언·폭행과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반복 민원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악성 민원 예방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 민원 문화 정착과 함께 위법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정당한 민원에 대해서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4조의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는 담당 민원을 신속·공정·친절·적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불량공무원도 있어서는 안 된다. 정당한 민원을 적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모든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의무다.

지금은 지방화 시대다. 좁게는 지역민의 풍요로운 삶부터, 크게는 지역의 미래까지, 지역의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 지방화 시대의 취지다. 지방화 시대의 큰 축도 자치단체장과 공무원, 주민이다. 이 세 축이 서로 협력해야 그 지역은 성공한다. 특히 공무원은 지자체장과 주민의 가교역할을 하는 중심축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선출직인 지자체장이 표를 의식할 정도로 친절·신속·공정한 민원 해결을 강조하여도 소속 공무원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성공과 이미지 개선은 경제·문화적으로 큰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인구가 줄고 그나마 남은 인구마저 늙어가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장을 지키는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주는 따뜻한 배려에 있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봉사는 지자체를 성공의 길로 이끄는 가장 쉬운 길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자치단체에는 ‘임재연 주무관’ 같은 공무원이 꼭 필요하다. 제2, 제3의 임재연을 기대한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