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형태가 아파트 등으로 바뀌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난간이 없고 통창으로 된 신축 아파트가 점차 늘면서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 세대가 많아졌다. 태극기를 게양할 꽂이 조차 사라지고 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난간이 있는 경우 세대마다 국기봉을 꽂을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21년 법 개정으로 각 동 지상 출입구에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경우 베란다에 국기 꽂이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태극기를 걸 마땅한 곳이 없다고 한다.
태극기를 거는 의무감도 사라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기 게양 행태 및 태극기 이미지 조사’에서 ‘국경일 및 주요 기념일에 태극기를 건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47%에 그쳤다. 요즘 태극기 홀대는 매우 걱정스럽다. 국경일에 행정기관이 거리에 내건 태극기가 전부라는 현실이 씁쓸하다.
태극기 게양은 순국선열을 기리고 숭고한 뜻을 받들자는 문화이며,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태극기는 우리의 역사 속에 민족과 함께 숨쉬어 온 정신적 상징이다. 국경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태극기 게양 문화 확산이 시급해 보인다. 지자체는 국경일이 다가오면 태극기 판매와 게양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국경일마다 태극기가 펄럭일 수 있도록 국민적 의식 전환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