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L 챔피언십 소속 스완지 시티 AFC가 광주FC에서 영입한 엄지성과 4년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스완지 시티 AFC 홈페이지 |
스완지 시티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구단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엄지성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완지 시티는 엄지성에게 등번호 10번을 부여했으며 이적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광주FC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엄지성이 스완지 시티로 이적을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5일에는 광주시청 로비에서 환송식을 열고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의아함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이적에 있어서 선수를 떠나보내는 팀과 데려가는 팀은 공식 발표 시점을 조율해 함께 공지한다. 하지만 광주FC와 스완지 시티의 공식 발표에는 이례적으로 12일의 공백이 생겼다.
이에 대해 한 축구계 관계자는 “광주FC의 공식 발표 당시 양 구단은 합의서를 교환하지 않은 상태였다. 구두로만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며 “한 쪽이라도 어깃장을 놓으면 엄지성의 이적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광주FC가 섣불리 공식 발표를 진행하고 환송식까지 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광주FC는 공식 발표 이후에도 스완지 시티와 협상을 지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적료는 120만달러(약 16억6000만원) 규모로 굳어진 상황이었지만 스완지 시티가 FFP(Financial Fair Play·재정적 페어플레이) 룰과 대출 등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분할 납부를 요구하면서 이적이 무산될 가능성이 생기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스완지 시티가 독점 협상권을 보유했던 에이전트를 통해 광주FC에 이적료를 50만달러, 50만달러, 20만달러로 분할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갑작스럽게 전달했다”며 “광주FC 입장에서는 일시불로 수령해야 하는 상황이었만 구단이 선수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을 의식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FC가 스완지 시티로부터 이적료를 나눠 받게 되면서 추가 등록 기간 선수 영입 역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재정 건전화 제도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약 3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이나 당장의 이적료 수입이 50만달러(약 6억9000만원) 밖에 되지 않아 해결이 어렵다.
이정효 감독 역시 이 상황에 대해 재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브루노를 영입할 때 재정 건전화 제도로 인해 추가 선수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7월 전에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며 “여러 선수 영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안된다고 하니 굉장히 황당하고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선수단 규모를 39명으로 꾸렸더라도 여름에는 선수를 내보내거나 데려와야 한다. 영입이나 트레이드 제의도 많은데 등록 자체가 안되니 아예 보낼 수가 없다”며 “이적료 분할 납부도 마찬가지다. 모든 상황이 이미 이적이 확정된 것처럼 됐는데 어른들 잘못으로 선수 앞길을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FC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리 공식 발표와 환송식을 진행한 것은 엄지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상징성과 팬들의 마음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것.
광주FC 관계자는 “합의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적 확정 보도자료를 내고 환송식을 연 것은 구단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며 “환송식에 대한 팬들의 요청이 있었고 선수단이 강릉과 울산 원정을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리 열 수밖에 없었다. 유스 출신으로 100경기를 뛴 선수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했다”고 해명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