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토로’ 이정효 “광주FC는 호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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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작심 토로’ 이정효 “광주FC는 호구인가”
지난 11일 대구에 2-3 역전패
“힘없는 구단, 힘없는 감독과
이름 없는 선수… 들러리 아냐”
  • 입력 : 2024. 05.12(일) 19:1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지난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달빛 더비’라는 소문난 잔치에 양 팀 선수단이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열기에 보답했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 일격을 당하며 패장이 된 이정효 감독은 격한 감정으로 작심 발언에 나섰다.

광주FC는 지난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2연승이 끊긴 광주는 올 시즌 4승 7패(승점 12)로 이번 라운드를 9위로 마무리했다.

화끈한 공격전이었다. 광주가 전반 5분 이건희의 터닝슛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고, 대구는 1분 뒤 박용희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광주가 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변준수의 헤더로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대구가 전반 25분 정재상의 득점으로 균형을 이뤘다.

전반에만 네 골을 주고받은 만큼 후반 역시 공격전이 이어졌지만 득점포는 쉽게 터지지 않았다. 결국 대구가 후반 39분 역습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세징야의 득점이 나오며 광주의 역전패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날 패배로 광주는 올 시즌 대구에 두 차례 승리를 내줬다. 특히 현재 2승 5무 5패(승점 11)로 11위에 머물러있는 대구의 올 시즌 두 차례 승리 상대가 모두 광주였다는 점이 뼈아프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격해진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말 짜증 난다. 이렇게 짜증 날 수가 없다”며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혼신을 다해 없는 힘까지 쏟아내고 있고, 팬들도 열정을 다하고 있는데 구단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격정을 토로했다.

이어 “맨날 당하고 있다. 무슨 호구 구단도 아니고 광주FC가 K리그 들러리냐”며 “좋은 경기 보이고 맨날 당하는데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데 힘없는 구단은 항상 악조건에서 싸워야 한다는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미안함을 전했고, 함께 멋진 공격전을 펼친 상대에게도 존중을 표했다.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팬들에게도 감사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고 경기장도 대구 팬들이 많이 오셔서 매진을 이뤘다”며 “경기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고 양 팀 선수들 정말 수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힘없는 구단, 힘없는 감독, 이름 없는 선수들”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 뒤 “정말 안타깝고 어이가 없지만 선수들을 잘 다독여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냐”고 한탄하며 공식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