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두 골 내주고 두 골 넣은 광주FC, 후반 추가시간 김경민 골키퍼 퇴장 직후 극장골 내주며 3연패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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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두 골 내주고 두 골 넣은 광주FC, 후반 추가시간 김경민 골키퍼 퇴장 직후 극장골 내주며 3연패 늪
인천에 2-3 패배
  • 입력 : 2024. 04.03(수) 22:39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김경민이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3분 핸드볼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뒤 하승운에게 골키퍼 유니폼을 입히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독한 불운의 늪에 빠진 듯한 광주FC다. 포항스틸러스에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패배를 시작으로 대구FC에 역전패, 인천유나이티드에 다시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패배까지 3연패 늪으로 빠져든 이정효 감독의 혜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광주는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진 광주는 올 시즌 2승 3패(승점 6·득점 9)에 머무르며 다득점에서 앞선 7위로 떨어졌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패배로 사령탑 데뷔 후 첫 3연패를 경험했다. 2022년 K리그2, 2023년 K리그1에서 2연패가 최다 기록이었던 이 감독은 첫 3연패를 경험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 줄곧 사용했던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지만 선수 기용에는 대폭 변화를 줬다. 베카 미켈타제와 오후성이 최전방에 섰고 문민서와 박태준, 정호연, 김한길이 허리를 구축했다. 김진호와 알렉스 포포비치, 김승우, 두현석이 포백을 이뤘고 김경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지난 라운드 대구전과 비교하면 여섯 자리에 변화가 있었다. 최전방 자원인 이건희가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고 역시 최전방 자원인 이희균과 중원 자원인 최경록, 가브리엘 티그랑과 수비 자원인 이민기, 안영규가 벤치에 앉았다.

광주는 큰 변화 속에 전반을 탐색전 양상으로 풀어갔다. 양 팀을 통틀어 전반 중반이 되어서야 이렇다 할 첫 공격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 전반 16분 홍시후가 우측면에서 이명주와 원투 패스 이후 시도한 크로스가 수비하던 박태준의 머리에 맞고 골문을 향해 굴절됐고, 몸을 던진 김경민 골키퍼의 옆구리에 끼이며 골라인 위에 멈췄다.

광주는 약간의 행운이 더해지며 위기를 넘겼지만 끝내 실점했다. 전반 33분 수비 진영에서 걷어낸 공이 중원에서 탈취 당했고 이명주가 길게 투입한 공을 무고사가 크로스한 것이 하필 박태준을 맞고 박승호에게 향했다. 박승호는 이 공을 잡아 정확히 골문 왼쪽 하단 구석을 노리며 0-1로 뒤졌다.

선제 실점한 광주는 곧이어 추가 실점 위기까지 맞았다. 전반 37분 이명주의 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박승호와 패스를 주고받은 후 슈팅으로 연결하자 김경민 골키퍼가 선방했지만 세컨볼을 다시 잡아 슈팅한 것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위기를 넘겼다.

광주는 전반 막판 동점을 노려봤다. 전반 43분 김한길의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오자 오후성이 세컨볼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의 육탄방어에 막혔고, 이 직후 정호연이 공격 전개를 끊어낸 뒤 연결한 공을 오후성이 받아 치고 들어가며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포스트 오른쪽으로 흘러나갔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문민서를 빼고 하승운을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으나 오히려 추가 득점을 내줬다. 후반 4분 포포비치의 패스가 상대에게 향한 뒤 공격이 전개됐고 홍시후의 크로스를 무고사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0-2가 됐다.

이정효 감독은 두 골 차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10분 이희균이 투입됐고, 후반 17분에는 빅톨과 가브리엘이 투입됐다. 오후성과 베카, 김한길이 경기를 마쳤다.

광주는 곧장 효과를 만들어냈다. 후반 11분에는 박태준의 프리킥을 김승우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지만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고, 후반 19분에는 하승운의 크로스를 빅톨과 가브리엘이 함께 쇄도하며 발을 뻗었지만 닿지 못했다.

광주는 끈기 있게 골문을 두드려 추격의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 21분 이희균의 크로스를 정동윤이 끊어냈지만 가브리엘이 패스 전개를 발로 막아낸 뒤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2가 됐다.

이어 후반 27분에는 가브리엘의 땅볼 크로스를 빅톨이 뒤꿈치로 내어주며 절묘한 공간으로 향했지만 이희균의 발에 닿기 전에 김동민이 클리어링하며 동점이 무산됐다. 이정효 감독은 이 직후 최경록을 투입하고 박태준을 들이며 중원에도 변화를 줬다.

반면 인천은 후반 29분 김도혁과 문지환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공격에 힘을 썼던 무고사와 이명주를 불러들이면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조성환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다.

광주는 수비 강화에도 동점에 성공했다. 후반 31분 두현석의 크로스에 가브리엘의 헤더가 바운드가 크게 되며 이범수 골키퍼가 잡아냈지만 1분 뒤 최경록이 내준 공을 두현석이 크로스로 연결하자 이희균이 몸을 날려 머리를 갖다 대며 이범수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하며 2-2를 만들었다.

동점에 성공한 광주는 기세를 더 끌어올렸다. 후반 40분 두현석의 먼 거리 크로스를 이희균이 몸을 던지며 발을 가져다 댔지만 옆 그물을 때렸고, 1분 뒤에는 김진호의 크로스를 가브리엘이 잡아놓고 슈팅했으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광주의 분위기는 후반 추가시간 급격히 식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제르소와 김승우의 경합 과정에서 김경민 골키퍼가 튀어나와 일대일 찬스를 저지했으나 김대용 주심이 VAR실과 교신에 돌입했다.

김대용 주심은 교신 후 온 필드 리뷰를 진행했고, 김경민 골키퍼가 찬스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페널티박스 밖임에도 손을 이용하는 장면을 지적하며 곧장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퇴장을 당한 김경민 골키퍼를 대신해 좌측면 미드필더로 투입된 하승운이 골키퍼 장갑을 꼈지만 끝내 실점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김건희가 길게 투입한 공이 페널티 아크 부근 경합 과정에서 애매한 공간으로 흘렀고, 하승운 골키퍼가 뛰어나와 쳐냈지만 제르소에게 맞고 골라인을 통과하며 2-3이 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홈 팬들이 응원을 해줘 감사하다”며 “항상 저희 선수들에게 일당백으로 응원을 해주시는데 보답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은 안 좋은 상황에서도 따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경기장에서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역할을 다 해줬다”며 “지도자 생활에 첫 3연패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시 분위기를 바꿔 김천전을 준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