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일 “MBC TV ‘스트레이트’에서 보도한 ‘대외비 문건’은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이 전혀 없는 문건”이라고 밝혔다. KBS는 “근거없는 내용을 보도한 MBC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는 바로, 정정보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며 “허위사실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스트레이트는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제목의 18장짜리 대외비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박민 사장에게 KBS 정상화를 주문하는 내용이 담겼다. 표지에는 “신임 박민 사장 입장에서는 지금이 바로 KBS를 파괴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소신과 용기를 갖고 대국민 요구와 경영평가 권고 등을 지렛대 삼아 담대한 개혁 작업을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써 있다. 이를 제보한 KBS 직원은 “고위급 간부 일부가 업무 참고용으로 공유하고 있는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KBS 정상화, 중기적으로는 방송구조 개편 예상’을 목표로 세우고, 사장 제청 즉시 챙겨야 할 긴급 현안으로는 ‘국민 신뢰 상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국민 담화 준비’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 사장 취임 후 임원, 센터장, 실국장 인사를 통한 조직 장악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 박 사장은 첫 출근 전날인 지난해 11월12일자로 본부장급, 실국장급과 일부 부장급 인사를 냈으며, 취임 하루 만인 1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낙하산 박 사장이 임명제청도 되기 전부터 사내의 특정 세력, 이른바 비선 세력들과 결탁해 공영방송을 어떻게 장악할지 고민했고 그 방향이 무엇이었는지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짚으며 “공영방송을 정권의 도구로 만드려는 시도는 법적대응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며, 이번 문건에 나온 방송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시도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