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지구온난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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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지구온난화의 미래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4. 03.28(목) 16:28
이용환 논설실장
“시간은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다.” 168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이작 뉴턴 석좌 교수가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논문을 출판했다. 물리학과 천문학의 기본 법칙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논문의 백미는 ‘절대 시간’. 시간이 전 우주에 걸쳐 균일하고 일률적으로 흘러간다는 개념이었다. 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성과 변하지 않는 흐름도 뉴턴이 생각한 시간의 특성이었다. 신의 창조물인 시간이 신의 계획과 목적 안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중세시대, 시간을 절대적인 대상으로 평가한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뉴턴의 ‘절대 시간’이라는 개념은 20세기 들어서면서 대폭 수정된다. 당장 아인슈타인은 1905년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간이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차원이 아니라, 공간과 함께 상호 작용하는 시·공간의 구성 요소라고 정의했다. 시간의 흐름이 관찰자의 속도와 중력의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의 구조 또한 중력과 에너지의 분포에 왜곡된다는 것이 시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정의였다.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는 ‘중력시간지연’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역사 이래 인류에게 시간은 무엇보다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다. 철학과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뤄지는 의제로도 중요하다. 철학에서의 시간은 존재와 변화에 대한 인간의 인식으로 정의된다. 현대 물리학에서도 시간은 시·공간의 연속체이면서 시간과 공간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본다. 순환한다는 동양 문화와 선형적이라는 서양 문화의 차이처럼 문화나 통념에 따라 시간에 대한 가치와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27일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시간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지구의 빙하가 녹으면서 자전 속도가 바뀌고, 이런 미세한 변화가 지구의 시간을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지구 중심부인 핵의 운동량이 늘어나 인류와 지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도 제시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은 지구온난화로 바뀌는 지구의 시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빅뱅 이후 45억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우리와 함께 해온 시간. 수많은 생명체의 생리적 과정이었던 그 시간마저 뒤바꿀 지구온난화의 미래가 두렵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