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365 진료라더니 주말·휴일 야간엔 문닫아 ‘반쪽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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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전남일보]365 진료라더니 주말·휴일 야간엔 문닫아 ‘반쪽짜리’
순천·광양에 달빛어린이병원 개소
소식 듣고 먼 발걸음 한 환자들多
인력부족 탓 주말·휴일 야간엔 無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탓 기피
순천, 내년 초 소아응급실도 계획
  • 입력 : 2024. 03.07(목) 16:08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전남지역 두 번째로 문을 연 광양 달빛어린이병원이 지난 4일 현판식을 열었다. 광양시 제공
순천시가 지난해 문을 연 전남 제1호 달빛어린이병원. 전남도 제공
순천시에 개소한 전남 제1호 달빛어린이병원. 순천시 제공
최근 전남 두 곳에서 365일 소아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의료 인력 부족 탓에 주말과 휴일 심야시간에는 진료를 보지 않아 ‘반쪽짜리’란 지적이 나온다.

●광양시 “피로감 커 휴일 야간진료 꺼려”

평일 야간과 주말·공휴일에도 소아청소년 외래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중마동 다나소아과의원)을 지정하고 지난 2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남지역 두 번째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시는 지난해 관련 조례를 제정해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 대책을 추진해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경증환자가 평일 야간 또는 주말, 공휴일에도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정된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이다. 지정된 다나소아과의원은 평일 야간에는 기존 운영시간을 연장해 오후 11시까지, 토·일·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진료한다. 지정기간은 2026년 3월 1일까지 2년이다.

달빛어린이병원 개소 이후 지역민들은 늦은 시간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데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야간진료 첫날인 지난 4일에만 총 45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그럼에도 주말이나 휴일엔 야간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이다.

보건복지부의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지침에 따르면, 평일에는 오후 6시부터 자정(최소 오후 11시)까지가 표준운영시간이다. 주말과 공휴일(명절 포함)에는 오후 10시까지가 표준운영시간이고 최소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야 한다.

현재 서울(24시 열린병원)에는 평일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 모두 자정 진료를 보는 곳이 있고, 광주(기독병원)는 365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전문 의료진이 직접 진료를 한다.

광양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을 준수했다면서도 추후 운영 시간을 점차 늘려가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단 입장이다.

김복덕 광양시 보건소장은 “(다나소아과의원에는) 전문의 4명과 간호 인력 15명 정도가 병원에 상주해 있고 의사들은 야간에 1명씩 순환 근무를 하는 형식”이라며 “주말과 휴일에 야간진료를 하는 데 대해 의사들의 피로감이 크고 간호사들도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걸 꺼려하는 추세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내세운 최소한의 시간(평일은 오후 11시까지·주말 및 휴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에 맞춰 운영 중이다. 만약 더 늦은 시간까지 진료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시와 협의 등을 통해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 순천시 “소아응급실 마련 계획”

전남 제1호 달빛어린이병원이 들어선 순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진료를 시작한 순천시 달빛어린이병원(현대여성아동병원·미즈여성아동병원 연합)은 지난해 12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두 병원은 당번제로 진료를 보는데, 현대여성아동병원이 △화·수·목·금요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미즈여성아동병원은 △월요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토·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순천시 달빛어린이병원의 진료건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9385건이다. 평균적으로 평일에 60명, 휴일에 220명 정도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 동부권역 환자들이지만, 가끔씩 중·서부권에서도 발걸음할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이 곳도 인력난 등을 이유로 주말과 휴일 야간엔 운영하지 않는다. 현재 두 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 담당 의사 2명을 포함한 총 6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순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야간에는 의사 1명과 기타 인력 등 총 6명이 근무한다”면서 “야간진료의 피로감은 크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하기 역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 속 순천시는 심야 시간대 중증 환자를 위한 ‘소아응급실’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추가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순천지역 중증 소아환자는 광주 등 원거리 병원으로 가야하는 실정으로 응급실 뺑뺑이 등 심각한 상태다. 소아 응급질환의 경우 순천에 대학병원 등 상급병원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다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순천시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성가롤로 병원이나 미즈아이·현대병원 등과 소아응급실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소아응급실 문을 열겠다는 포부다.

순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이 경증 소아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중증 및 심야시간대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소아응급실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달빛어린이병원 두 곳과 소아응급실까지 문을 열면 상급 종합병원이 없는데 따른 환자들의 불편을 크게 개선하고 의료 공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