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황영주>K쌀 가공식품, 세계로 더 높이 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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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황영주>K쌀 가공식품, 세계로 더 높이 날개를
황영주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 입력 : 2024. 02.12(월) 14:21
황영주 교수
최근 미국 시장에서 냉동김밥은 ‘1인당 2개까지’라는 구매 제한을 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완판된 것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K팝을 즐겨 듣는 미국 MZ세대가 열광한 덕분이었다. 냉동김밥의 인기 덕에 김과 밥의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 가공밥 수출은 지난해 10월 7900만달러를 돌파하여 전년도 한해 수출 실적을 넘어섰다.

국내외 식품 소비 유행 중 하나는 ‘글루텐프리(Gluten-Free)’이다. 일부 사람들 중 밀가루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원인 성분은 밀에 함유된 단백질의 일종인 글루텐으로 알려져 있다. 글루텐은 밀가루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는 성분으로 제빵, 제면 등에서 부풀어 오르거나 점착성을 갖는 특정 단백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은 글루텐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는 글루텐프리 식품을 섭취하여야 하며 글루텐이 없는 대표적인 제품류가 바로 쌀식품이다.

무엇보다 가루쌀의 안정적 생산·유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가루쌀은 가공 전용 신품종 쌀이다. 일반쌀과 재배 시기나 방식이 비슷하지만 성질은 밀과 유사하다. 매년 20만톤 이상 남아도는 쌀을 빼면 곡물 자급률은 겨우 한 자릿수다. 옥수수가 5%에 불과하고 밀은 1%도 안 된다. 밀의 경우 한국인의 서구화된 입맛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했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밀을 대체할 작물이 시급한 상황에서 가루쌀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밀 수입을 줄이고 가루쌀로 대체하면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K쌀 가공식품의 국내외 소비 확대 방안으로 선제적으로 다져야 할 분야는 제품의 다양화이다. 현재 ‘K-김밥·떡볶이’등이 눈에 띄나 이들 제품에 더하여 국가별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국내외 식품 소비 유행을 고려한 간편, 건강, K-푸드, 뉴트로 4대 시장 전략을 토대로 10대 유망품목을 육성해 쌀 가공산업의 성장세를 견인할 계획이다. 10대 유망품목은 간편 가공밥 죽, 도시락·김밥, 떡볶이, 냉동떡, 쌀 증류주, 쌀 음료, 쌀국수, 혼합면, 쌀빵, 쌀과자이다.

K쌀 가공식품의 기술개발을 계속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다양화와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쌀 소비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맛과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세계를 홀린 K쌀 가공식품이 더 넓은 세계로 더 높이 날개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