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_2105(내일도 해는 뜰 것이다) |
갯벌 깊숙한 곳에서 바지락을 캐는 아낙들도 들어가고
갈매기들과 나만 남아서 석양을 지켜본다.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지만
그렇다고 일찌감치 돌아설 수는 없는 일.
늘 있는 일에 같은 것이지만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느낌이 새롭지 않던가.
지금의 나 또한 지고 있는 해를 보고자 하기 보다는
그 분위기에 익어가는 시간을 지켜보고 싶은 것이다.
잔뜩 찌푸린 날에도 틈새가 열리는 순간이 있다.
참고 기다리는 자에게 그 기회가 주어짐을 보아왔다.
세상은 언제나 정의롭거나 공정하지도 않았고,
흥망성쇠는 언제나 우리 손안에 있어왔다.
누천년 이어져 여기까지 왔지만
대륙을 호령하다가 반도로 밀려나더니
이제 그것도 반 토막이다.
그래도 살만하다고 나대더니 이대로 가면 자멸의 수순이란다.
모든 게 자승자박이라 말한다면 당신은 화를 내고 말 것인가?
삶의 짐을 지고서 또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내일도 해는 다시 뜰 것이다.
반역과 탐욕의 충돌이 이어지더니
요즘 들어 매국 또는 망국까지 들먹이면서도
찻잔 안의 태풍이라 여기는가.
패권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검은 역사가 힘들게 하지만
우리는 아직 살아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