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극적 호주행’ 유승철 “꼭 가치 증명 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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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극적 호주행’ 유승철 “꼭 가치 증명 해낼 것”
2017년 입단 후 정착 난항
구위 강점에도 제구 약점
올해 1군 1경기 출장 그쳐
日서 마음가짐부터 재정비
  • 입력 : 2023. 12.17(일) 17:00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유승철이 지난달 13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라이브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으며 KIA타이거즈에 입단한 투수 유승철(25). 직구의 수직 움직임이 KBO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제구 난조와 부상에 시달리며 잊혀진 유망주가 될 위기에 놓였다.

위기 속에서 그는 정신을 무장했다. 올 시즌을 야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에서 벗어나고,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줄이는데도 집중해 핵심 자원으로 거듭나겠는 각오다.

유승철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서 “항상 컨디션은 좋았다. 더 야구를 잘하고 싶어 투구 밸런스를 찾는데 집중했다”며 “밸런스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경기 운영 능력을 떨어뜨렸다. 제가 야구를 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을 찾게 된 시즌이다”고 올해를 회고했다.

구위를 강점으로 평가받는 투수인 만큼 투구 밸런스 교정에 집중했으나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 유승철은 지난해에는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롱릴리프 보직을 받았고 21경기 19이닝 소화에 그쳤다. 올해 등판은 1경기 1이닝뿐이었고, 밸런스 교정 과정에서 광배근 부상을 입으며 퓨처스리그에서도 16경기 19이닝에 그쳤다.

그는 “부상을 당했지만 이겨냈다. 이겨내지 못할 순간이 많았지만 버텨냈기에 좋아질 날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부끄럽지만 야구 열정이 많이 식었었다. 휴식을 주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면서 방법을 찾으려다 다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상에서 복귀하고 나서도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힘들어하던 시기에 퓨처스 팀에 있던 이상화 투수 코치가 많이 잡아줬다”며 “야구를 내려놓지 않게끔 옆에서 관심도 주고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호주 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 중인 KIA타이거즈 투수 유승철이 지난 15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캔버라 캐벌리 제공
마음을 다잡으니 과정에서도 발전이 나타났다. 퓨처스리그가 막을 내린 후 교육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뒀고, 새로운 코치들과 호흡한 마무리 훈련에서는 포크볼을 새로운 무기로 장착하는 동시에 제구도 개선했다.

유승철은 “교육리그에서 성적이 좋았던 것은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워서 이기려고 했기 때문이다”며 “공을 던질 때 목표 지점에 집어넣는 것에만 집중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위아래 반반으로 나눠서 낮게 던지려고 노력하면서 변화구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포크볼도 새로 배우고 있는데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 제구나 변화구를 모두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며 “정재훈 코치는 ‘공 하나하나를 의미 있게 던져라. 볼을 던졌다면 다음 공은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게끔 힌트를 찾으라’고 조언해 준다. 이동걸 코치도 좋지 않은 습관을 없앨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대 장점인 구위를 바탕으로 제구도 잡아나가니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유승철을 전력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때마침 미국 드라이브라인 파견을 위해 호주 프로야구(ABL) 캔버라 캐벌리에서 복귀한 곽도규의 빈자리에 유승철을 낙점했다.

유승철은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홈 4연전으로 치르는 2023-2024 ABL 5라운드부터 팀 로스터에 등록돼 지난 15일 호주 데뷔전을 치렀다. 첫 등판을 1.2이닝 무실점으로 순조롭게 출발했고, 지난 17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2.1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두 경기 등판 만에 챙긴 첫 승리였다.

그는 “항상 스프링 캠프나 마무리 캠프 같은 비시즌에 컨디션이 좋았다”며 “돌이켜보면 자리가 없는 선수라는 생각에 뭔가를 보여줘서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욕심이었다. 정규 시즌이 아닌 스프링 캠프에 맞춰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무리한 것”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내년 시즌에는 무리해서 템포를 빠르게 올리는 것보다는 지금의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올리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정규 시즌 전까지 타자와 싸우는 저만의 방법을 만들겠다. 코칭스태프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서 저라는 좋은 상품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