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 '정치1번지' 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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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 '정치1번지' 종로
김성수 논설위원
  • 입력 : 2023. 11.29(수) 16:54
김성수 논설위원
 흔히 서울 종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했다. 총선 때마다 종로 후보로 누굴 낼 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과거만 봐도 종로는 대권 주자급이나 원로급 정치 거물들의 무대였다.

 지난 2020년 4·15 총선땐 문재인 정부시절 초대 총리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이자 미래통합당 대표인 황교안 후보가 ‘빅 매치’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손학규, 정세균, 오세훈, 홍사덕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정치거물들이 정치 인생을 걸고 승부를 펼친 곳이 바로 ‘종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종로가 단연 ‘핫’하다. 여야 잠룡들이 대선을 염두에 둔 무대로 판이 깔리는 분위기다. 여권은 당장 지역구 의원인 최재형 의원이 재선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와 맞물려 여권에서는 유력 주자들의 이름이 거론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핫라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하마평 됐다. 이들이 종로에 출마해 야당 거물을 꺾고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는 시나리오가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야권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거론된다. 곽 변호사는 지난해 7월 민주당 종로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돼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유학길을 마치고 돌아온 이낙연 전 대표도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종로에 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출마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에서 인천 계양이 아닌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일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가 당장 종로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구도상 ‘빅매치’는 언제든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크다. 특히 지역구가 종로라면 말이다.

 보수나 진보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총선민심의 풍향계로 자리잡은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위력을 갖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전세계가 혼돈에 빠졌고, 국가경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여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정쟁에 휘말린 상황이다.

 ‘정치 1번지’ 종로가 내년 총선에서 혼란스러운 대내·외 상황을 안정화 시킬 걸출한 일꾼을 뽑아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