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홀대 ‘장애인 e스포츠’제대로 치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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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홀대 ‘장애인 e스포츠’제대로 치르겠나
환경 열악하고 지원도 생색만
  • 입력 : 2023. 11.22(수) 17:12
전국 규모의 장애인 e스포츠대회가 25~26일 광주에서 열린다. 장애인 e스포츠를 장애인 생활체육 종목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대회가 코 앞인 지금, 광주시의 장애인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아무리 예산 때문이라지만 장애인이 장애를 잊고 e스포츠를 통해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는 장애인의 잔치를 외면하는 광주시의 대처가 안타깝다.

당장 광주e스포츠경기장은 장애인용 경사로 등이 부족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출입하기 힘든 형편이다. 경기장 내 점자 유도블럭도 끊겨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어렵게 한다. 책상의 높낮이 조절이 안된다는 것도 문제다. 전국 최초로 출범한 장애인 e스포츠단에 대한 지원도 빈약하다. 이들에 대한 광주시의 유일한 지원은 광주e스포츠경기장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것뿐이다. 광주시체육회 소속으로 전국장애학생체전 등에서 자랑스런 광주의 스포츠맨십을 알리고 전국 장애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선수단에 대한 홀대다.

장애인에게 e스포츠는 국경은 물론이고 장애를 뛰어넘는 평등의 근간이다. 차별이 없고 장벽도 없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지난해 광주시가 장애인 e스포츠를 집중 육성하기로 하고 전국장애인 e스포츠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기정 시장의 시정 목표도 ‘장애인 친화도시 조성’에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첫 대회가 예산 때문에 되레 장애인을 차별하는 대회로 치러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장애인을 우선하겠다는 강 시장의 열정도 빛이 바랜다.

광주시는 남은 기간 경기장 환경을 개선하고 외지 선수단이 불편없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놔야 한다. 장애 선수를 위한 경기 환경 개선은 이들을 광주로 초대한 광주시와 광주시민으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면서 책임이다. 광주를 대표하는 선수단의 처우도 개선시켜야 한다. 장애 선수단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큰 관심이나 계획보다 실질적인 지원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