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소줏값 줄인상… 한병 7000원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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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맥주·소줏값 줄인상… 한병 7000원 시대 오나
참이슬 등 출고가격 6.95%↑
주류업체 도미노 인상 예고
고물가 속 서민경제 큰 부담
상인들 “판매가 인상 불가피”
  • 입력 : 2023. 11.02(목) 15:14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하이트진로가 오는 9일부터 소주 제품류 공장 출고가를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광주 한 편의점 주류코너에 소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동네 주점이라 맥주 출고가 인상에도 감내하고 기존 판매가격을 유지해 왔는데 이번에 소주 출고가까지 오른다고 하니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네요.”

최근 맥주업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맥주 출고가를 인상한데 이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도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음식점과 주점 등의 술 판매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식품, 공공요금 등 각종 물가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대표적인 서민 술인 소주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자사 대표 소주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날’의 출고가를 6.95% 올린다. 지난해 2월 ‘참이슬’과 ‘진로’ 출고가를 7.9% 올린 이후 1년 8개월 만의 인상이다. 다만 프리미엄 라인인 ‘일품진로’와 ‘담금주’ 등 1.8ℓ 소주류 제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돼 종전 가격을 유지한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인상 이유로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과 소주병, 물류비 등 원·부자재 및 제반비용 상승 등을 꼽았다.

하이트진로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오르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등을 생산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를 비롯 다른 주류업체들은 아직 소주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소주류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가 출고가를 인상한만큼 이를 뒤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비맥주가 ‘카스’, ‘한맥’ 등 자사 맥주 제품 출고가를 6.9% 인상했는데, 당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다른 주류업체들은 맥주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하이트진로가 소주와 함께 ‘테라’,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도 평균 6.8% 올리기로 하는 등 맥주가격 인상에 뛰어 들었다. 때문에 주류업체들의 소주 가격 도미노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맥주에 이어 소주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가뜩이나 높은 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동네에서 소규모 식당과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잇따른 주류가격 인상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고가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경우 손님들이 부담을 느껴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기존 가격을 유지할 경우엔 가게 운영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광주지역의 식당, 주점의 맥주·소주 한병 판매가격은 이미 5000원대로 오른 상태다. 상무지구와 첨단지구 등 대형 주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한병에 6000원까지 받는 곳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류 출고가 인상으로 판매가격은 최대 7000원까지 껑충 뛰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그동안 주류값을 올려야 할지 고민해 오던 상인들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 인상 발표에 술 판매가격을 올리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광산구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 중인 김모(30)씨는 “오비맥주 가격이 오른 뒤 손님들이 해당 브랜드 맥주를 주문할 때마다 불안하고 신경이 쓰였다. 마진이 남지 않아 팔면 팔수록 손해라 가격을 올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동네 작은 주점이라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까지 출고가를 인상하니 이젠 어쩔 수 없이 술값을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년부터 한병당 500원씩 올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