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오염수 3차 방류 앞두고 관광 얘기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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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오염수 3차 방류 앞두고 관광 얘기할 땐가
오늘 여수서 한‘일 지사회의
  • 입력 : 2023. 10.29(일) 17:30
한국과 일본의 관광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제31회 한·일해협 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가 30일부터 여수에서 열린다. 지난 1992년부터 시작된 지사회의는 바다를 낀 지역의 발전과 공통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바다라는 공통점을 가진 한국과 일본의 자치단체가 바다를 지켜가기 위한 지혜를 도출해 내길 기대한다.

29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사회의는 일본 후쿠오카현 등 4개 현과 한국의 전남도·부산시·경남도·제주특별자치도 등 4개 시·도를 포함해 8개 시·도·현이 참가한다. 지사회의는 한일해협을 낀 자치단체간 정기적인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방정부 다자간 교류의 모범사례로도 평가받는다. 관광이나 수산정책을 공유하는 등 성과도 눈에 띈다. 이번 회의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관광활성화 방안’을 공통 주제로 주제발표를 한 뒤 한일 관광 활성화 상호노력 등 공동성명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쉬운 점은 이번 지사회의가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의제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일해협 연안 자치단체들로서는 어쩌면 가장 시급한 현안을 정치적인 이유로 외면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당장 일본의 핵 오염수 3차 방류를 앞둔 지금, 수산물 소비위축과 가격 폭락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3중 수소 등 유해 방사성 물질에 대한 지구촌, 특히 어업현장의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산 가공·유통·판매는 물론 관광 등 연관산업에까지 피해를 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지사회의의 가치는 안전과 지속가능에 있어야 한다.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로 바다의 안전과 해양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위협받는 현실에서 관광활성화 방안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현안을 교환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본은 내달 2일부터 7800톤의 핵 오염수를 3차로 방류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번 방류수는 유해 방사성 물질이 높은 농도로 검출돼 우려를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알맹이가 빠진 채 관광을 논의하겠다는 지사회의의 안일함이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