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증권사 보고서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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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재테크칼럼>증권사 보고서의 허와 실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 입력 : 2023. 10.26(목) 11:05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증권시장의 꽃이라 불렸던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기업, 산업 분석 전문가)들은 지금은 과거보다 그 위상이 덜 하지만 여전히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많은 투자자들에게 기업과 산업 섹터(분야)에 대한 투자의 길잡이가 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들의 보고서를 꼭 보아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도 많다. 왜냐하면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의심 없이 믿었다가 큰 손해를 본 투자자도 많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는 유튜브에서 최대 시청율을 보이던 STV에 약 2년전 모 여성 애널리스트가 출연해서 미국의 D 생화학회사에 대한 무지개를 띄웠다. 당연히 당시 주가가 80달러 정도이던 D사에 많은 한국인들이 너도나도 투자를 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식은 추락을 거듭하여 현재는 1달러를 오가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 후로도 D사가 잠시 추락은 하고 있지만 회사의 역량은 의심할 것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많은 개미투자자를 울렸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증권가의 최고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는 애널리스트를 의심없이 신뢰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적인 예만 보고 증권사의 보고서를 무시하면 안된다. 애널리스트들은 각 산업별, 기업별 분석가로써는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역량 있는 전문가임이 분명하다. 다만 애널리스트는 본인이 소속된 회사와 영업부 등 다른 부서와의 관계, 리포트의 대상이 되는 기업과 그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참고해 리포트의 행간을 잘 보고 보고서에 담겨진 그들의 속마음을 읽으면 된다. 그리고 그들의 리포트는 한 기업에 대한 것도 참고하면 좋겠지만 그 보다 더 신뢰감이 가는 리포트는 산업 섹터에 대한 것이다. 하나의 기업에 대한 리포트가 아니라 어느 섹터에 대한 리포트는 그만큼 눈치를 볼일도 적기 때문이다.

리포트를 볼 때는 어려운 그래프와 용어가 등장하는 본문을 모두 볼 필요는 없다. 제목의 함축성과 애널리스트가 강조하는 밑줄이나 굵은 글씨 등만 봐도 된다. 특히 제목은 중요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본인이 자신 있는 기업이나 섹터에 대해서는 강하고 확실한 제목을 붙인다. 또한 한국은 매도 리포트(0.4%)가 아예 없기 때문에 HOLD(유지) 의견은 매도라고 생각해도 된다. 매도 리포트를 냈을 경우에는 그 기업과 주식을 소유한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BUY(매수) 의견을 고수하고 있더라도 목표주가가 하향됐다면 매도의견이라고 봐도 무난하다. 증권사 보고서의 겉과 속을 아는 것도 투자자에게는 좋은 역량을 쌓는 일이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