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희 교장 |
4차 산업 혁명으로 시작된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기반 교육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을 넘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프린팅 등과 같은 과학 기술이 학습 과정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더믹 때 경험했던 비대면 원격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는 있지만 교육 방법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을 결합한 학습 방법인 ‘브렌디드 러닝’ 이라는 용어가 교육 현장에 등장하였으며, 학교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학습 내용을 파악하고 온라인을 통해 학습 내용을 공유하며 네트워킹을 통해 피드백을 하는 ‘브렌디드 러닝’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은 새로운 초·중등 교육 시스템인 ‘교육 4.0(Education 4.0)’을 발표했다. 교육 4.0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개별화되고 자기 주도적이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포괄적인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용되는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도 단편적인 지식 습득보다 학습한 내용을 삶의 맥락에서 적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중요시하고 있다. 언어소양과 수리소양, 디지털소양을 기초소양으로 하고 있으며, AI(artificial intelligence) 교육이 도입되어 이 과목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AI 기초원리, AI 활용, AI 윤리 등을 배우게 되어있다.
이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지식을 생성하는 교육과 AI가 우리 일상 생활과 교육에 깊이 침투되어 있어 이를 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에 기술을 접목한 에듀테크 분야에 AI를 접목한 다양한 학습 플랫폼과 도구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에듀테크에 AI 붐이 부는 까닭은 개개인 맞춤형 학습을 제공할 수 있는데다, 진행 상황을 추적해 능동적으로 커리큘럼을 조정할 수 있고, 학생의 학습 성과를 분석해 보상을 제공하여 학습에 흥미를 갖도록 설계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종전 에듀테크 기업들 역시 속속 AI를 도입하는 추세다.
1968년에 벤자민 블룸은 학생이 과제의 약 90%까지 완전히 학습을 해내는 학습 전개 모델인 완전학습모형을 제시하였다. 블룸에 따르면 모든 학생은 어떤 집단이든 상관없이 배울 수 있고, 그 배움에서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즐거워하지도 않고 ‘수포자’라는 단어가 생길만큼 수학을 포기하거나 공부를 포기해버리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나는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현재 학교가 개별 학생에게 필요로 하는 시간에 대한 고려없이 동일한 학습의 시간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학습 상황과는 무관하게 진도만 고려하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평가가 이루어지고 학습 진단을 기반으로 학생에게 필요한 학습에 대한 처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에는 상황이 녹록하지가 않다.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는 이러한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는 개개인의 학습 상황을 진단하여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맞춤형 학습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 스스로 학습 과제를 해결하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의 솔루션은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해결하고 학습 흥미도를 향상시켜 학업에 대한 성취도를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가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통해서 학생의 누적된 학습 결손 내용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하며, 개인별 자동 채점 시스템을 통해 학습 진단이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해결했을 때 게임 등을 활용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여 학업 성취에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누적된 학습 결손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가 증가되면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이 형성되고 이는 학습 성취도가 향상되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어릴 때 학습 습관을 형성하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으며 성취감을 느끼고 학습 경험을 통해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면 학습 과정에 동기부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릴 때 형성된 학습 습관은 나중에 고등학교, 대학, 직장까지 이어지며 자기 모니터링, 목표 설정, 시간 관리 및 계획 수립과 같은 학습 관련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시대로 학령 인구도 가파르게 줄고 있으며 특히 교육 경쟁력이 약한 지방 읍.면지역의 학령 인구는 급속도로 감소하여 읍.면 지역의 폐교 학교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 경쟁력이 약한 지방 읍.면지역에서는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가 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키우고 학업 흥미를 유발시키는데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오로지 학교에서의 학습 활동에만 의존해야하는 지방 읍.면 지역의 학생에게 하교 후 가정에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와 전용 스마트 기기가 제공된다면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해결할 수도 있고,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필자가 교육장으로 근무했던 곳에서 면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를 전용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학습하도록 하였더니 기초 미달 학생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학생들의 학습 습관 형성에도 도움이 되어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온라인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을 경험하였다.
전용 스마트기기는 학생들의 유해 정보를 차단하고 ‘AI가 탑재된 온라인 콘텐츠’학습만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학생들의 학습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가 잘 이루어져 있다보니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의 학교는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수업에 활용되는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학습 방법 또한 변화되고 있으므로, 교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미래 교육을 위해 교육 패러다임과 제도의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