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최한선>광주문협, 가사 분과 설립 기념 특집호 ‘가사문학’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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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최한선>광주문협, 가사 분과 설립 기념 특집호 ‘가사문학’ 출간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위원회 위원장·전남도립대 교수
  • 입력 : 2023. 10.23(월) 12:49
최한선 위원장
2023년 여름은 광주문인협회가 연일 37도 이상을 상회하는 무더위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른 해이다. 그렇게 말한 데에는 7백년 역사를 가진 가사를 최초로 현대문학의 한 갈래에 당당하게 배속함으로써 예향이요, 문향인 광주의 위상을 한껏 제고시킴은 물론, 전국 문인들의 시선 속으로, 나아가 세계 문인들의 관심 속으로 가사가 주목받을 수 있게 굳건한 반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광주문협의 혜안과 용기 있고 선봉적이며 결단력 있는 결정에 대해 경남대학교 정일근 석좌교수는 “광주는 민주의 성지만이 아니라 문학의 성지”라는 말을 필두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을 했는데 이 어찌 예의 차원의 인사치레로만 받을 수 있겠는가?

사실 담양군과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위원회 및 한국시조시인협회 등은 가사의 현대문학 분과 배정을 위해, 나아가 가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2018년 선포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을 기울여왔다.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느끼는 감회는 새삼 남다르고 감개 또한 무량하다. 그러면서도 자꾸 뇌리를 감도는 전파 하나는 저 일본인들의 하이쿠 사랑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다.

한국 가사문학관(2000년 11월 개관)을 건립하기 위하여 동경 소재 일본 하이쿠 문학관을 찾았을 때 관장이 들려준 하이쿠에 대한 자료 수집, 보관, 활용, 연구, 창작 지도, 장려 정책, 홍보, 연수 등에 체계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 등은 방문객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향가집 ‘삼대목’ 실전에 비견되는 일본인들의 ‘만엽집’, 하이쿠는 ‘만엽집’에서 유래된 오랜 전통과 역사를 살면서, 변하고 다듬어지고 세련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가졌다. 우리는 10줄 향가의 4줄-4줄-2줄의 3단 형식을 변화시켜, 3장의 시조를 만든 뒤, 여덟째 줄의 첫 구를 3으로 변용하여 시상을 마무리하면서 전환과 기대지평을 부르는 시조의 종장 형식인 3-5-4-3을 창안했다.

우리 시조는 노래하기를 지향하면서 함축과 단형의 완결 지향적 문학 형식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섰다. 그러기까지 수많은 분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땀과 수고가 있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가사에 대해 시조에 쏟았던 애정과 관심, 열정과 수고를 헌정할 때이다. 우리 역사의 매 굽이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우리 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 해 온 가사, 이런 가사에 대해 전국 문학인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쏟아지길 기대한다.

이번 특집은 가사의 이해와 창작을 돕기 위해 제1부에서 ‘가사의 역사성과 창작 계승 방향’이란 제목으로 가사의 발생, 형식, 특징, 미학, 창작 방법 등에 대해 쉽고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어 제2부에서는 실제로 가사를 창작한 각 작가들의 다양하고 수준높은 작품을 선보였다. 먼저 김명희 시인의 ‘눈부신 날개짓’, 김영래 시인의 ‘아버지의 성’, 김종 교수의 ‘고봉밥 어머니’, 김진혁 시인의 ‘이차돈의 강’, 이지엽 교수의 ‘이태원 연가’, 전숙 시인의 ‘햇살 천년’ 등 가사시를 소개한데 이어, 양정숙 작가의 ‘모이 값’, 윤영훈 작가의 ‘비둘기의 흔들리는 꿈’, 이보영 작가의 ‘내 친구 죽순 요정’, 이성자 교수의 ‘너랑 나랑 진짜 친구’ 등 가사 동화를, 이권현 교수의 ‘공과 사의 이중주’, 최한선 교수의 ‘트렁크와 호우뻬이시앙’ 등 가사 수필을 소개했다.

또한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참여를 위해 계간지 ‘오늘의 가사문학’ 2023년 가을호에 가사 신인 작품상을 공고하여 새 식구 영입에 만반을 기할 것이며, ‘한국가사문학 대상’, ‘찾아가는 가사문학 교육’, ‘가사 인문학 강좌’ 등의 확대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