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5·18의 쇄신과 변화 요구 적극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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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5·18의 쇄신과 변화 요구 적극 공감한다
김순흥 소장 5·18에 ‘따끔한 충고’
  • 입력 : 2023. 10.22(일) 16:47
올해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한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김순흥 소장이 ‘5월 광주’에 따끔한 충고를 내놨다. 총체적 점검을 통해 5·18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올해로 43년. 쇄신과 변화를 요구한 김 소장의 조언에 적극 공감한다.

김 소장은 22일 ‘제17회 오월어머니상을 받으며’라는 글을 통해 5·18 관련 공조직과 당사자 단체들의 5·18 관련 활동과 역사, 사업과 예산의 효율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러 조직이 많은 예산을 쓰면서 벌여온 사업들이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에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정밀 검토해 미래 5·18을 설계해야 할 때라는 판단이다. 특히 그는 일부 재단과 연구소 등의 사업들이 전시 효과에 그친 적도 많고, 근래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의례적 반복사업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광주에서도 오월단체와 광주시를 비판하고 자성과 반성을 촉구하는 의견이 이어져 왔다. 당장 5·18 43주년을 앞두고 광주시의회 20~30세대 젊은 정치인들이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5월 기관단체와 광주시의 5·18 운영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9월에는 광주시의회 5·18특위가 마련한 ‘오월 문제 공론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5·18이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지역적 개념이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이날 김 소장은 ‘진상규명은 뒷전이고 축제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가슴 아픈 고언이다. ‘광주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도 그의 주장이다. 이제 그 답을 광주시와 5월 관련 단체가 내놔야 한다. 전국화·세계화를 말하면서 ‘5·18’을 광주에 가두는 것은 아닌지, 과연 5·18이 영원히 사는 길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미래 5·18을 시민 모두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광주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진상규명과 전국화, 세계화가 가능하고 정신계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김 소장의 고언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