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
한국의 ETF 시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 다음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지난 2002년 ETF가 코스피에 처음 상장된 후 매년 16%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고 2023년 현재는 전체 코스피 거래 규모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상장 거래되는 ETF도 700개를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주식 거래를 해온 투자자도 의외로 ETF에 대해서는 실제로 투자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종목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투자자라면 굳이 ETF를 투자하지 않아도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그런 투자자가 몇 명이나 될까.
ETF를 모르는 투자자는 축구 경기를 하는데 운동장을 절반밖에 사용하지 않는 축구선수와 같다. ETF는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가 어렵지 않게 투자할 수 있는 좋은 투자 방법일 수 있고 특히 원자재와 채권, 외화 등의 ETF는 매우 편리하게 투자의 영역을 확대 시켜준다. 이들 분야는 과거에는 거대 자본가나 특정 기관 달러들의 몫이었지만 지금은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ETF를 통해서 투자할 수 있다. 코로나 위기가 시작됐을 때 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까지 폭락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한 투자자가 원유가격이 너무 싸서 사고 싶다고 생각했고 ETF를 떠올려 원유선물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했다. 그는 과연 얼마의 수익을 올렸을까.
개인 공매도나 선물시장이 아니라면 투자가 불가능한 하락투자 또한 ETF 인버스 상품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주가지수 하락에 대한 투자를 가능하게 해 준다. 상승과 하락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는 주식과 인버스를 동시에 매수함으로써 그 비율에 따라서 위험 분산도 할 수 있다.
ETF는 투자자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서 투자를 할 수 있고 수수료도 일반 펀드보다 평균 2~5배 저렴하다. 일부 ETF는 이익이 발생했을 때 배당소득세를 내야하지만 증권 거래세도 없다. ETF로 투자의 영역을 넓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