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피해 접수 1년새 두배 증가…전남 곳곳 추모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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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여순사건 피해 접수 1년새 두배 증가…전남 곳곳 추모행사
오늘 여순사건 75주기
희생자·유족 신고 7000건 넘어
1545건 심의 거쳐 345건 ‘인정’
위령제·추모공연·전시회 잇따라
  • 입력 : 2023. 10.18(수) 18:46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1948년 여순사건 발발 당시 진압군이 민간인을 검문하고 있는 모습.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이 시행된지 1년10개월째, 여순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남 곳곳에서 희생자, 유족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 희생자·유족 신고 속도 붙어

지난 17일까지 전남도에 희생자·유족 신고 접수건수는 각각 194건, 6973건이다.

여수와 순천이 각각 2102건과 1467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양 598건, 구례 795건, 고흥 491건, 보성 4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도를 제외한 타 시·도에서도 진상규명 55건, 희생자·유족 신고 538건으로 총 593건이 접수됐다.

실무위는 이 가운데 1545건의 심의를 마쳐 중앙 여수·순천10·19사건진상규명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에 희생자·유족 결정을 의뢰했다. 중앙위원회는 이 중 345건을 희생자·유족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여순사건 조사와 심사가 턱없이 더디다는 지역 여론에 따라 지난 5월 사건 발생지 중심으로 사실조사 체계를 전면 개편함으로써 심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어 희생자 추가 신고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신고·심사 모두 효율성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1949년 9월25일 전남도 당국 조사 결과 희생자가 1만1131명이던 것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실정이다.

여순사건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8월 여순사건 특별법 관련 개정안이 시행된 지 2개월째다. 그 사이 피해자 접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라며 “하지만 여순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전원 돌아가신 상황이고 70여년 전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유족들조차 연령대가 높다. 그분들의 한을 풀어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그 부분을 인지하고 심사에 신중을 기함과 동시에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전남 곳곳 위령제 등 추모 행사

75주기를 맞아 전남 곳곳에서 여순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수·순천 10·19 사건 희생자 추념 행사에 맞춰 19일 오전 10시 순천시와 고흥군 전역, 오후 3시 여수시 전역에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여수·순천 10·19사건 75주기’를 맞아 희생자 넋을 기리고 유족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20일 오전 10시30분에는 ‘10·19항쟁 구례유족회’ 주최·주관으로 열리는 추모 위령제가 엄수된다.

250여명의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공연, 추모시 낭송, 추도사 낭독, 위령제 등 희생자의 영령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명예 회복을 염원하는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다.

19일 오전 10시30분 극단 ‘새로운 세상’이 공연하는 여순사건 기획 연극 ‘뮤직드라마 슬픈 자화상’이 구례군 섬진아트홀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틀간 공연하는 이 작품은 제주 4·3으로부터 구례까지 이어진 여순사건의 아픔에 대해 휴머니즘과 위트를 담아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기획을 담고 있다. 여수에서는 19일 창작 오페라 ‘1948년 침묵’이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순천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순천부읍성 남문터 광장에서 여순사건 추모기획전 ‘위령’이 진행된다.

28일까지 광양시 서천변 일원에서는 각종 추모 공연 등이 이어진다. 고흥군에서는 오는 19일 분청문화박물관에서 ‘여순사건 역사화’ 전시가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