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2년 5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6950t)가 남극 항해를 마치고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 윤승태 조교수 |
훈련은 크게 기초안전, 해상생존, 육상안전 훈련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남극 기지 및 남극 대륙에서 관측 활동을 수행할 경우에는 기초안전과 육상안전 훈련을, 쇄빙선 아라온호 승선을 통한 남극 해양 관측을 수행할 경우에는 기초안전과 해상안전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극지안전훈련의 유효기간은 이수일로부터 5년 이내여서 극지 연구자들은 정기적으로 안전훈련을 받아야 한다.
쇄빙선 아라온호 승선을 위해 2017년 처음 극지안전훈련을 이수했던 필자는 이번에도 아라온호 승선을 위한 기초안전과 해상생존 훈련을 받았다. 훈련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1일차에는 해상생존 훈련으로 항해안전, 해상생존과 관련한 이론 강의를 듣고 5m 깊이의 훈련용 풀(Pool)에서 생존 수영과 생존보트 탑승 등의 실습을 했다. 2일차에는 기초안전 훈련으로 화재 관련 이론 및 응급처치 이론 강의를 듣고 소화기 실습과 심폐소생술 실습에 참여했다. 실습을 통해 극지 관측 현장에서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생존 기술을 터득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필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극지연구소에 재직하면서 총 3회(2018·2019·2020년)의 극지 관측에 참여했었고 올해 12월 학교로 옮긴 후 처음으로 극지 관측을 앞두고 있다. 약 4년 만에 극지 관측을 준비하다 보니 모든 준비 과정이 생소하게 느껴지고 극지 관측을 위해서 정말 준비할 것이 많다는 점을 새삼 깨닫고 있다.
극지 관측은 보통 2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극지 방문 이전에 건강검진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며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통 남극 관측 참여자들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쇄빙선 아라온호를 탑승해 남극으로 이동하지만 아라온호는 이보다 2개월 정도 전에 광양항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관측에 필요한 연구용, 실험용 장비나 물품 등은 광양항에 정박해 있는 아라온호에 미리 실어두어야 하며 위험물 신고, 수출 또는 재수입 신고 등도 반드시 해야 한다. 특히, 해양 장비의 경우 국외 제작이 많아 국내 운송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모든 행정 상황을 고려하면 12월 관측을 위해서는 같은 해 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실제 관측 시기는 남극의 여름철 시기인 11월-3월 사이지만 관측 준비는 기간은 4-10월 내내인 것이다.
2023년 12월에 시작될 예정인 남극 관측 준비가 이제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올해 관측에서는 극지연구소와 여러 국외 대학 및 기관 연구진들과 함께 협력하여 서남극 아문젠해에서 빠른 속도로 얼음이 녹고 있는 스웨이츠, 파인 아일랜드, 닷슨 빙붕의 주변 해양을 관측하고 해당 관측 자료를 활용해 빙붕-해양 상호작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관측에는 필자가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도 함께 승선 예정이기 때문에 색다른 현장 교육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극지 관측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던 4년여의 시간 동안 극지 관련 기후변화 이슈들이 많이 발표되었다(북극과 남극 해빙의 감소·남극 해류 속도의 감소 등). 개인적으로는 이번 관측을 통해 현재 남극의 모습을 보다 명확하게 학계에 보고하고 2022년 보고했던 ‘남극 빙붕의 자기방어기작 발견’과 같은 연구를 수행하여 미래 기후변화 예측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자 분들도 필자를 비롯한 참여 연구진들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극지 관측을 기원해주길 부탁드리며, 내년 2월 칼럼을 통해 4년 만에 확인한 남극의 모습과 흥미로웠던 현장 관측 이야기를 전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