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덩샤오핑의 실용주의가 필요한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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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재테크칼럼>덩샤오핑의 실용주의가 필요한 한국 경제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 입력 : 2023. 10.12(목) 13:24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기업이나 국가는 책임자의 역량에 따라서 흥망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무능한 리더가 기업의 책임자라면 그 기업만 망하면 되지만 한 국가의 리더가 무능하다면 나라가 위험해진다. 나라가 잘못되면 수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게 되고 경제는 붕괴되어 전 국민이 가난의 수렁 속에서 신음하게 된다. 먼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만의 일이 아니다. 잘사는 선진국이였다가 지도자를 잘못 만나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져서 오랜 세월 동안 가난과 불안 속에 허덕이는 국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었고 유럽의 부러움을 샀던 아르헨티나, 유럽에서 한때 가장 성장 속도가 빨랐던 그리스, 석유 부국으로 남미의 진주였던 베네수엘라,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부국이었던 필리핀, 최근의 터키 등 많은 나라들이 무능한 지도자 때문에 오래도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국가지도자들의 공통점은 국민의 삶보다는 권력 유지에 혈안이 돼서 경제는 뒷전이고 공짜를 좋아하는 국민 다수의 표만 의식해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거나 무능과 독재, 그릇된 판단력, 그리고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저들 국가의 리더 리스크(무능하고 불안한 지도자의 위험)를 남의 일처럼 볼 수 있을까. 한국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우수한 제조 기업이 많고 경쟁력도 탁월하다. 하지만 남북 분단과 지정학적 위치는 늘 전쟁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래서 한국이야 말로 중립 외교, 실용주의 외교가 어떤 국가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이미 동맹 관계인 한·미·일 동맹을 새삼스럽게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적대적 사인을 보내 적으로 돌려세우려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대통령이 갑자기 이념을 강조하며 본인에게 비판적인 야당 인사나 시민단체에 대해 ‘반국가 세력’ ‘이적단체’로 규정하 이들을 싸워야 할 공산 전체주의자로 인식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의 주변에 극우 성향의 인사들이 자리하고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먼지 쌓인 이념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이념이나 편 가르기로 한국의 경제를 위험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경제는 한 국가의 모든 것이다. 보잘것없던 중국경제를 도약시킨 위대한 지도자 덩샤오핑은 ‘흑묘든 백묘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유명한 어록으로 사실상 자본주의를 수용해서 오늘의 중국을 만들었다. 현 정부 인사들도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를 잊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경제가 살아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