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심사에 법원·구치소 앞 혼란…1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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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재명 구속심사에 법원·구치소 앞 혼란…1명 입건
  • 입력 : 2023. 09.27(수) 02:11
  •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26일 법원과 서울구치소 앞은 이 대표 지지자와 보수단체들이 몰려 혼잡했다. 서울구치소 앞에서는 양측 충돌로 1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차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더민주전국혁신회의·촛불연대 등 이 대표 지지자들과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수백여명이 모였다.

구속심사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앞선 오전 9시부터 모여든 이들은 각각 이 대표 유죄, 무죄를 외치면서 대치했다.

지지단체 측은 ‘정적 제거 중단하라’ ‘검찰독재 규탄’ 등 피켓을 들고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 차량에 ‘우리가 이재명이다’ ‘구속영장 기각하라’ 등 문구를 부착하고 구호를 외쳤다. 도착 시간에 맞춰 이 대표가 탑승한 차량 번호를 공유하며 서로 응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반대단체 측은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재명이 범인이다’ 등 피켓은 물론 대형 음향장비까지 동원해 맞섰다. 현장에는 대형 태극기도 등장했다. 이들은 이 대표를 향해 ‘사기단식’ ‘사법방해’ 등 구호를 외치며 비난했다.

이 대표 지지자인 60대 장모씨는 “증거가 하나도 없지 않나”라며 “검찰에 이어 판사까지 정권 편을 든다면 대한민국 사법정의가 무너졌다는 증거”라며 구속영장 기각을 주장했다.

반면 전날 밤부터 법원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40대 김모씨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고 해놓고 (체포동의안을) 부결해달라고 한 것은 거짓말”이라며 “거짓말을 한 사람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 구속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현장에 30개 중대 병력을 투입해 통제했다. 특히 법원 경내에는 집회 참석자들의 출입이 차단됐다.

당초 양측은 집회 인원으로 각각 1500명, 200명을 신고했다. 하지만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규모가 줄었고, 경찰의 통제 등에 따라 별다른 소란 없이 집회가 진행됐다.

이들은 심사가 종료 시까지 집회를 이어간 뒤 이 대표가 대기하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속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9시간 넘는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법정 내에서 준비된 식사를 했다. 7시50분께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통상 영장 심사 대상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은 오후 8시33분께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빠르게 들어갔다.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이 대표 차량이 들어간 줄 모르고 계속 차도를 바라보며 대기하다 “아까 들어갔답니다”라고 외쳤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서는 이재명 지지단체 측 3곳에서 1300명, 보수단체 1곳에서 300명의 집회신고를 했다. 경찰은 경력 13개 중대와 소방차 1대를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탓에 현장에 모인 인원은 경찰추산 지지단체 측 350여명에 그쳤다. 보수단체는 10여명이 모였다.

지지자들은 “무분별한 야당탄압 정치검찰 물러나라” “증거없는 조작수사 구속영장 기각하라”고 외치며 이 대표의 과거 연설 음원을 틀었다.

우산을 쓰고 가족 단위로 나온 이들도 있었다. 어린아이가 ‘이재명 구속하라’는 피켓을 들고 다니는가 하면 부부가 손을 잡고 전자촛불을 흔들기도 했다.

보수단체는 구치소 정문 옆 주차장에 트럭을 대고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 대표가 도착하기 전 이날 오후 구치소 주차장에서는 이재명 구속 찬성 측과 반대 측 2명이 충돌해 이중 1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경기 의왕경찰서 측은 “한 명이 맞고 한 명이 때려서 때린 측이 입건됐다”며 “현장에서 인적사항을 받았고 추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경력 1000여명을 인도와 차도 사이, 보수단체와 지지단체 사이에 배치해 충돌이 없도록 나눴다. 이 대표가 들어간 뒤 양측이 스피커를 통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 “검찰의 개들”이라며 외치기는 했지만 물리적 접촉은 없었다. 다만 소음이 커지자 경찰이 “소음기준치를 넘겼다”며 경고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늦은 오후, 길어질 경우 다음날 이른 오전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이 대표는 구치소에서 나오지만 발부될 경우 구치소에서 나오지 않고 최장 20일간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