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점입가경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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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점입가경 프로야구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 입력 : 2023. 08.09(수) 16:44
최동환 부장
자주 사용되는 사자성어 가운데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대개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의 내용이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재미가 있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점입가경’은 중국 동진(東晉)의 화가였던 고개지(顧愷之)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고개지는 서예로 이름을 날리던 동시대의 명필가인 왕희지와 함께 당대 예술계의 투톱을 달리고 있었다.그는 재주가 많은 것과 독특한 성격으로 유명했는데, 특히나 불교 인물화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고개지는 사탕수수를 좋아했다. 그는 항상 뿌리에서 먼 쪽의 얇은 가지부터 먼저 씹어 먹었는데, 사탕수수는 뿌리 쪽에 가까울수록 단맛이 강하다. 이 때문에 친구들이 묻자 그는 “점점 갈수록 단맛이 강해지기 때문이지(漸入佳境).”라고 대답했다. 이 때부터 점입가경은 경치나 문장, 또는 어떤 일의 상황이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운동 경기에서 초반 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고 할 때도 ‘점입가경’이라는 표현을 쓴다. 올시즌 프로야구가 그렇다. KBO리그가 후반기 들어 가을야구를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야구 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2강 7중 1약의 구도로 전반기를 마쳤던 KBO리그는 후반기 들어 연승과 연패의 희비 속에 7중이 갈라지고 있다. 후반기 시작할 때 3위 두산 베어스와 9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가 7경기 차에 불과했지만 8일 현재 3위 NC다이노스와 9위 키움 히어로즈의 격차는 11.5경기 차로 벌어졌다.

또 6위 KIA타이거즈와 7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가 3경기 차로 벌어졌고, 7위 롯데와 8위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도 3.5경기 차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전반기의 7중이 후반기 들어 4중 3약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3위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위 NC와 4위 KT위즈가 승차가 없고, 5위 두산이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6위 KIA도 2.5경기 차로 3위권을 추격하고 있다.

앞으로 각 팀마다 42~55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어떤 팀이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게 되고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KBO리그가 점입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