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붉은색에 하얀색 체크무늬 식탁보 식욕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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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전남일보]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붉은색에 하얀색 체크무늬 식탁보 식욕 촉진
(209) 색채와 생활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3. 08.01(화) 12:35
우리나라 유도의 등급별 색채.
●색채와 혼례

웨딩드레스 색의 변화는 16세기경이며, 18세기 말 웨딩드레스 업계가 하얀색만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부터 노란색 웨딩드레스는 사라지게 되었다.

웨딩드레스가 하얀색인 것은 처녀와 순결을 상징하며, 18세기 말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에는 유럽의 부유한 계층에서 부를 과시하려고 하얀색 신부복을 입었다. 왜냐하면, 쉽게 더러워져도 다시 옷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월감의 표시였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기독교인들의 결혼 예복이었던 하얀색 웨딩드레스는 19세기에 처음으로 등장하여 결혼 예복의 상징으로 일반화가 되었다.

1840년 작센(Sachsen)과 고타(Gotha)의 지배자인 알베르트(Albert) 왕자와 결혼한 영국의 빅토리아(Victoria) 여왕은 하얀색 영국제 새틴(Satin, 수자직으로 짠 광택이 나고 매끄러운 옷감)을 입었으며, 드레스에 면사포를 쓰고 결혼한 첫 번째 여자이었고,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신부였다.

우리나라는 19세기 말엽부터 조금씩 서양풍의 결혼예식이 도입되었으며, 1970년 전후로 서양식 웨딩드레스와 흡사한 신부복이 보편화되었다.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하는 여자가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는데, 이것은 금기의 색 하양이다. 신부가 설령 결혼식에 빨간색이나 파란색 옷을 입는다고 해도 하객은 하얀색을 절대로 입어서는 안 된다. 하얀색 옷을 입은 하객은 신부의 행세를 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흰 블라우스 또는 하얀색 무늬가 들어간 원피스는 상관없다. 하지만 하얀색 원피스와 하얀색 모자는 신부의 것이다.

●색채와 실내

붉은색에 하얀색 체크무늬가 어우러진 식탁보는 식욕을 촉진한다. 붉은색 중에서 특히 주황색은 식욕 조절 중추(appestat)가 자극되어 식욕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어서 식당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한 색채학자는 문의 색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연구하였는데, 문은 하얀색으로 하는 것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지만, 공부방에는 하얀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하얀색은 경쾌한 느낌을 주지만 능률을 저하시키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 벽은 하얀색이나 부드러운 파스텔의 아이 보리가 좋다. 이 색은 사람 근육의 긴장감을 나타내는 라이트 토너스(Light Tonus)가 정상적인 값과 같다. 라이트 토너스는 사람의 육체가 색에 대해 영향을 받는 정도를 말하며, 파스텔 톤과 베이지색이 측정값 23으로 가장 느슨한 상태를 나타낸다. 파랑은 24, 초록은 28, 노랑은 30, 오렌지색은 35, 빨강은 42이다.

한국색채연구소 표준화팀에서는 1997년 11월 수도권 5개 지역과 지방 8개 지역의 1,50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제4차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주방용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하양(13%)이며, 1위였다.

●색채와 숫자

공학 분야에서는 수치를 시각화하기 위해 색을 상징적 언어로 사용했는데, 하얀색은 9를 나타낸다. 월별의 상징색에 있어서 3월은 하얀색을 의미하고, 탄생석의 의미에 있어서 3월은 아쿠아마린(Aquamarine, 녹주석)으로 부부애를 의미한다.

시상의 상징색에 있어서, 하얀색 리본은 4등 상을 나타낸다. 1952년 국제유도연맹에서는 선수 수준에 따라 허리에 매는 색 띠를 7가지로 나누었는데, 최고 단은 검정 띠이지만, 1단부터 10단까지 다시 세분화시켰다.

일본에서는 6단~8단은 빨간 띠와 하얀 띠, 9단~10단은 빨간 띠로 표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2가지로 세분화시켰다. 하얀 띠는 9급(초보자)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