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에세이·신중재> 김씨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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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에세이·신중재> 김씨 표류기
신중재 전 서광초등학교장
  • 입력 : 2023. 07.10(월) 12:27
신중재 전 교장
김씨는 많은 빚 때문에 한강 다리에서 뛰어 내렸으나 실패하여 한강의 무인도 밤섬에 표류하고 만다. 119도 불통, 헤엄도 못 친다. 백사장에 HELP를 써보지만 허사가 되어 그는 목을 매려다가 사이렌 소리를 듣고 멈추어 그곳에서 살기로 작정한다. 섬 근처로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모으고 버섯을 따 먹고, 새알을 주워 먹으며 목숨을 연명해 간다. 하루는 쓰레기 속의 쓰다 남은 샴푸로 머리를 감다가 그 물에 물고기들이 죽으니 물고기를 구워 먹는다. 물고기 남은 사체들을 새들이 주워 먹고 급사한다. 부싯돌로 불을 피워 치킨도 만들어 먹는다. 망가져 섬 근처에 방치된 귀여운 오리배에 살림살이를 마련하고 비바람을 피한다. 오리배 지붕 위의 비둘기 배설물을 만지다 씨앗이 들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배설물에서 각종 곡식과 채소의 씨앗을 얻는다. 드디어 텃밭까지 일구어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허수아비도 만들어 세운다. 쓰레기 더미 속에 있던 짜장면 봉지와 소스를 보고, 짜장면을 만들어 먹겠다며 옥수수를 기른다. 자기 힘으로 짜장면을 만들어 먹으며 무인도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져 간다.

한편, 어릴 때 얼굴에 난 흉터 때문에 사회부적응아가 된 또 다른 김씨 여자, 몇 년째 방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방안의 쓰레기 더미, 뽁뽁이에서 잠들고, 필요한 게 있으면 엄마한테 문자로 그것만 딱 보낸다. 밤섬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데, 봄에 1번, 가을에 2번, 사이렌 소리에 세상이 멈추면 그때 카메라로 세상을 찍는다. 그런 김씨의 카메라에 밤섬에 표류한 김씨가 보인다. 그를 관찰하면서 삶에 재미를 느낀다. 무인도의 김씨를 따라 방안에서 옥수수를 기른다. 밤섬의 백사장에 쓰여있던 HELP가 HELLO로 바뀐 걸 보고 자신도 긍정적으로 변해 삶의 희망을 찾아간다.

그녀는 병 속에 짧은 단어를 써넣어 밤섬으로 던진다. 김씨도 그 편지를 받고 좋아한다. 답장은 백사장에 짧은 단어로 표현한다. 그가 짜장면을 만들어 먹고 기쁨을 느끼던 찰나, 태풍이 불어 김씨 텃밭이 엉망이 되고, 밤섬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그를 육지로 끌어낸다. 그녀는 끌려나가는 그를 망원경으로 보고 몇 년 만에 그를 찾으러 집 밖으로 달려 나갔지만 김씨는 이미 버스를 타고 63빌딩, 자살 길에 오른 뒤였다. 그때, 마치 민방위 훈련으로 도로가 멈춰 극적으로 그녀는 버스에 올라 엉망진창의 몰골을 한 김씨를 발견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껴안고 결실을 보는 영화이다.

이 환경 영화는 인류가 공동으로 겪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처하자는 간접적인 이야기를 극화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인해 지구촌의 우리들도 머지않아 김씨가 겪었던 고난을 겪지 않을까? 태평양에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고 물고기의 뱃속에서 비닐봉지가 검출되며 기형의 물고기들이 잡힌다고 한다. 어떤 바닷고기에서는 석유 냄새가 난다. 앞으로 우리 인류가 바닷물을 더욱 더 오염시킨다면 크나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몇 년 전, 인천에서 환경교육 연수가 있어 참여한 일이 있었다. 주로 교육내용은 지구에 도래한 환경문제를 다루었고, 우리들이 대처해야 할 방안에 대한 교육이었다. 공감이 가고 유익한 연수였으며, 학교 현장에 돌아와 조그마한 것이라도 실천해 보려고 노력한 일이 있었다. 그 연수에서 현장체험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쓰레기 매립장의 모습과 오·폐수를 관리하는 곳을 둘러 보았는데 서울에서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들을 재활용하기도 하고 철저하게 매립하여 동산을 만들어 나무를 기르며 거기에서 나오는 가스는 중요한 산업자원으로 활용하는 최첨단 시설들이었는데 아주 감동적이었다.

전남일보(7월 4일자 18면), 『춥기로 유명한 ‘시베리아’가 40℃를 넘었다고』제하의 글을 읽고 깜짝 놀랐다. 겨울이면 북쪽 시베리아에서 매섭게 불어오는 아주 추운 바람과 눈보라를 연상하게 되는데, 이런 폭염이 찾아온다는 것은 인류가 저지른 크나큰 재앙 때문이며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 예상된다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폭염으로 인해 영구 동토층이 녹게 되면, 바닷물이 증가하여 낮은 육지는 바다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며, 동토층에 묻혀 있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병원균이 지구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탄저병으로 순록 2,000마리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 ‘나 하나쯤이야, 뭐 지구 온난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겠느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프리카에서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우리나라에는 태풍이 불어온다고 하지 않는가,

앞으로 우리는 전기 한 등이라도,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고 절약해 가야 하지 않는가?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을, 등산길에서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한 개비는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며, 하수구에 버려진 쓰레기와 함께 수채 구멍을 막고 흘러간 니코틴은 바닷물을 막대하게 오염시킬 것이다. 우리 염주동성당에서는 매일 생태 환경을 살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금주 슬로건은 ‘배달음식 시킬 때, 일회용품 빼달라고 요청하기’이다. 우리 신자들은 실천에 옮기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가정에서부터 쓰레기의 양을 줄여가고, 철저히 분리, 배출하여 자원을 재활용했으면 한다. 우리 후손에게 살기 좋은 지구촌을 물려 주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