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5·18 43주년> “오랜만의 전야제… 온가족이 보러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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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5·18 43주년> “오랜만의 전야제… 온가족이 보러왔어요”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대규모 행사
'끝까지 우리는 정의파다' 총체극 형식
아이·가족·외국인 등 다양한 관객 참여
"오월정신 계승" 한 뜻으로 공연 즐겨
  • 입력 : 2023. 05.17(수) 22:47
  • 김혜인 기자·박소영 수습기자·전해연 인턴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열린 5·18 기념행사 전야제가 시작하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박소영 수습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열린 전야제에 시민들이 모여 관람하고 있다. 김혜인 기자
“코로나 종식 선언 후 열린 5·18민주화항쟁 전야제라 새롭네요.”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열린 5·18민주화항쟁 43주년 기념행사인 전야제가 17일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끝까지 우리들은 정의파다’라는 하나의 총체극으로 이뤄졌으며 판소리, 난타, 풍물패 등 다양한 공연으로 진행됐다.

총체극은 △지금 이곳, 광주다(서장)△우리가 원하는 세상이란?(1장)△저승에서 도망친 정연(2장)△예향, 예술의 도시(3장)△미향, 맛의 도시(4장)△의향, 정의 도시(5장)△대동 세상을 위한 함께하는 광주시민(닫는장)으로 2시간30분간 이어졌다.

오후 6시께 신나는 풍물행진을 따라 금남로 특설무대로 모인 시민들은 바닥에 자리를 잡고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작으로 극단 토박이, 광주 노동자 노래패 연합, 한빛고 학생들의 합창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시민들의 소신발언도 무대에서 펼쳐졌다. 민병수씨는 “군홧발과 총, 칼앞에서 자유로운 광주시민은 없었다. 그러나 두려운 마음을 떨쳐내고 우리의 이웃을 지키기 위해 금남로에 모였다. 이러한 오월정신이 모든 나라의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버지, 딸, 손자 3대가 함께 찾아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문영자(47)씨는 “어머니가 계엄군이 집에 들어와 물건을 뺏어갈 때 혹시 해코지라도 당할까 어린 저를 옷장 안에 숨겨 놓았다고 하셨다”며 “아들이 80년 오월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매년 오고 있다”고 전했다.

문씨의 아들 박준영(13)군은 “할머니께 그날 일을 많이 듣고 자랐다. 시민들이 전야제를 재밌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옛날에는 아팠지만, 이제는 서로의 아픔을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민들은 무대에서 합창 중인 어린이합창단의 노랫소리에 맞춰 핸드폰 플래쉬를 켜 흔들거나 노래가 끝나면 앵콜을 외치는 등 마치 축제같은 분위기에 녹아 들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영국에서 광주로 여행 온 영국인 케이트(27)씨와 리스(30)씨는 “광주 사람들은 그들이 일궈낸 민주주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민주주의 역사 면에서 광주는 대단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펼쳐진 전야제에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전해연 인턴기자
선생님의 손을 잡고 행사를 찾은 어린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전야제에 참여한 드림스쿨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인 이인희씨는 “5·18민주화운동 때 많은 어린이가 희생됐다. 이들의 영령을 기리기 위해 6년 전부터 전야제를 찾았다”며 “전야제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의 참뜻과 깨닫고 계승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직원인 김승주(27)씨는 “학생회를 하던 대학생 때 단체로 매년 올만큼 꾸준하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며 “각종 단체의 방문과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마스크를 벗고 열리는 전야제인만큼 새롭고 의미가 풍부해졌다”며 밝게 웃었다.
김혜인 기자·박소영 수습기자·전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