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업고등학교가 지난 4일 ‘5·18 자전거 평화 순례 발대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광주공고 학생들이 국립묘지에서 진행한 비석닦기 봉사 활동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
7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이틀 간 광주 북구 운정동의 국립5·18민주묘지의 방문객은 847명이다. 코로나19 전면 해제와 전우원 광주 방문 등의 이유로 궂은 날씨에도 평소보다 참배객들이 늘었다는게 관리소의 설명이다.
먼저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지난 5일 4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해 제초와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도 시민들은 아랑곳않고 안내표지판 교체를 위해 아크릴판에 시트지 작업을 진행하고, 유영봉안소 내 액자 먼지를 닦아냈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대표는 “오월을 맞이해 열사들의 안식처인 묘역을 청소하기로 했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걱정스러웠지만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광주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인만큼 깨끗하고 쾌적한 추모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광주공업고등학교는 지난 4일 ‘5·18 자전거 평화 순례단’을 구성해 학내 민주·평화동아리 ‘두바퀴 평화’ 소속 학생 11명과 교사 4명이 북구 매곡동에서 국립5·18민주묘지까지의 ‘들불 길, 아픔의 길, 대동의 길, 추모의 길’을 따라 순례했다.
이날 학생과 교사들은 구묘역과 국립묘지에서 평화 봉사 활동으로 돌탑 소망 쌓기, 비석 닦기를 진행하고 참배를 실시했다. 앞으로 순례단은 5월 국립5·18민주묘지를 시작으로 6월 상무대 영창, 9월 구도청, 10월 전남대, 11월 무등산을 자전거를 달리며 오월길을 통해 평화, 인권, 민주주의 역사를 가슴에 담고 체험행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광주공고는 또한 오는 15일에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는 ‘교육 3주체 5·18 국립묘지 참배 행사’를 열 예정이다.
노재영 학생회장은 “당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현장에서 신군부의 군홧발에 쓰러져 갔던 그 아픔의 역사들이 세월이 흘러 점차 잊혀져 가는 것이 아쉽다”며 “광주 학생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이를 기억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만들기 위해 일상 속에서도 평화 다짐을 되새기며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지난 5일 4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잡초를 뽑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대청소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 제공 |
경북 위덕대 총학생회는 9일 오후 총학생회 등 10여명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를 만나 차담회를 갖고 광주를 처음 방문하는 재학생들을 위해 옛전남도청 등 주요 사적지를 탐방할 계획이다.
위덕대 학생들의 민주묘지 참배는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학내 교수가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키자, 그해 5월17일 학생들이 나서 대신 사죄하러 온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빗 속에서 참배를 마친 학생들은 매년 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을 향한 추모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은 “코로나19 종식·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광주 방문 등의 영향으로 올해 민주묘지 참배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젊은 층·타지 방문객들이 급증했는데, 굉장히 유의미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5·18민주화운동 43주기 기념식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광주정신’을 함께 나누고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가람·김혜인·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