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안 안좌스마트팜 쏠라시티2 태양광발전소 전경. 전남도 제공 |
2일 전남도와 지역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봄철을 맞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력 공급량을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과잉’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면서 태양광 발전 등의 출력제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블랙아웃은 한여름철 등 전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발생하지만, 반대로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큰 폭으로 웃돌아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곳(수도권)과 많이 생산하는 곳(지방)의 불일치에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송배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2021년 말 기준 전남도내 설치된 태양광설비는 모두 1만3938개소로 전국 최다인 4290㎿(메가와트)를 생산했다. 해당 연도에 전남도의 태양광 발전용량은 490만㎿h(메가와트시)로 전국 발전용량(2182만㎿h)의 22.4%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봄철 전력 과잉 생산에 따른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4월 호남지역 태양광 시설을 대상으로 2차례 출력제어 조치를 시행했다.
5월에는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이 많고 주말과 연휴에는 산업체의 조업률이 떨어지는 만큼 더 잦은 출력제어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도내 전력생산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여서 봄철 전력 과잉생산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남도의 태양광 발전용량은 지난해 5110㎿에서 2030년엔 1만2802㎿로 15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는 태양광 발전용량이 연평균 5%씩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제주에서 생산되는 전력도 해상케이블을 통해 전남으로 공급되면서 과잉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남은 수도권과의 송배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전기 생산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지역 전기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맞춰 전남에 태양광 등이 크게 늘었지만 송배전망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멀쩡한 태양광 발전 가동을 멈춰야 할 지경이다.
태양광 가동 중단은 고스란히 태양광 업계의 피해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안에서 태양광설비를 운영하는 A씨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따라 태양광산업을 장려하더니 막상 전기가 남아돈다며 출력제어를 감당하라고 한다”며 “출력제어에 따른 직접적 손실이 계속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전력의 안정성화를 위해 지능형 인버터 설치가 단기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남도내 대부분의 태양광 설비는 지능형 인버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내 태양광 시설 대부분이 지능형 인버터 설치가 되지 않았다”며 “최신형 인버터가 설치된 태양광 시설은 저전압에도 성능 유지가 가능해 출력제어를 안해도 되지만 대부분이 가격 부담으로 기존 인버터를 교체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황지 기자